[현장 르포] 사드보복 끝났다는데...유커 없어 한산한 명동 거리

김효주 기자 zoodo@ekn.kr 2018.07.12 14:55:53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12일 오전 명동 거리에는 중동 지역에서 여행 온 관광객이 꽤 많이 보였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에너지경제신문 김효주 기자] "단체로 오는 중국인 관광객이요? 사드 보복이 끝났다고 하는데 체감할 정도로 늘지는 않았어요."

서울 중구 명동 인근 레지던스에서 일하는 직원이 건넨 말이다. 12일 오전 직접 찾은 명동 거리는 중국인 관광객을 발견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평일 오전시간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2년 전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거리를 가득 메웠던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고 일본이나 중동에서 온 관광객이 종종 보였다. 지난해 싸늘해졌던 한국과 중국 간 관계가 최근 호전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지만 현장의 느낌은 달랐다.

명동 거리에서 노점상을 운영하는 상인은 "요즘은 중국어보다 다른 외국어를 쓰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을지로입구역 근처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사장 역시 "중국인보다 중동 관광객이 늘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중국인이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최근 명동 거리에는 중국인 단체 여행객 대신 싼커(散客·중국인 개별 관광객)와 따이공(代工·중국 보따리상)이 증가하는 추세다. 명동 인근의 레지던스 직원은 "최근에 중국인 숙박객이 늘어난 건 맞지만 대부분 친구나 가족과 온다"고 귀띔했다.

다른 점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다는 헬스&뷰티 스토어에서 근무하는 아르바이트생은 "중국인 손님이 없는 건 아니지만 단체로 오는 손님보다 소규모로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오히려 일본인이 훨씬 많다"고 설명했다.

명동 쇼핑센터에서 의류 도매점을 운영한다는 한 남성은 "얼마 전부터 중국인 보따리 상인이 많아졌다"며 "그냥 관광 오는 중국인 같지는 않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중국인 중에서는 한 번 오고 다음에 또 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며 "우리 물건을 중국에 가져다 파는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명동 거리에는 중국인 단체 여행객 대신 싼커(散客·중국인 개별 관광객)와 따이공(代工·중국 보따리상)이 증가하는 추세다.(사진=에너지경제신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끊겨 아쉽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명동 쇼핑거리의 로드샵에서 3년 째 화장품을 판매한다는 직원은 "중국 손님은 한 번 물건을 이것저것 사 손님이 적게 와도 하루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에서 한국의 화장품이 좋다고 소문나 선물용으로 사거나 현지에서 판매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사드 보복 이전 장사가 잘 되던 시절을 그리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과 중국 간 항공 노선이 복원되며 ‘사드 해빙’ 분위기가 무르익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왔지만 명동 거리에서는 체감하기 힘들었다. 일각에서는 유커가 아예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현장에서는 한산한 거리를 돌파할 방법을 찾기 위해 상인과 관광업 종사자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한 상인은 "중국인이 없어서 오히려 다른 나라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어쩌면 이 말에 답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  
  •  
  •  
  •  
  •    
  • 맨 위로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