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경제정책 변화 기류…재계 '해뜰날' 오나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2018.07.12 07:4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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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정희순 기자] 최근 정·관계와 학계 인사들이 기업 친화적인 발언을 잇달아 내놓으며 재계 안팎에선 "이제 좀 살만해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기업 옥죄기’만 추진해온 정부 기조가 변화할 조짐을 보이자 벌써부터 산업계 안팎에서는 ‘하반기 경제는 지금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이 흘러 나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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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업과 혁신 생태계’ 특별 대담.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가 연사로 초청됐다. (사진제공=전경련)



◇ 진보 경제학자들…"정부 정책 변화 필요하다"

그간 정부가 전방위적으로 이어온 ‘기업 옥죄기’ 정책에 대해서는 진보 경제학자들조차도 우려하는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기업과 혁신생태계’ 특별대담에 참석한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는 지난 1년간 분배 정책을 추진하면서 불평등만 심화했다"며 "경제 정책 전반에 F학점을 주겠다"고 말했다. 대담에 함께 참석한 장하성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아직 학기가 끝나지 않았다"며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직접적인 평가를 보류했으나 정부의 무차별적인 재벌 개혁 기조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장하준 교수는 노무현 정부 시절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하고 ‘사다리 걷어차기’(2004) ‘나쁜 사마리아인들’(2007)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2010) 등을 집필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진보 경제학자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재직 중인 장하성 실장과 사촌 지간이기도 하다. 경제지 기자 출신인 신장섭 교수는 2004년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책을 장 교수와 공동 집필했다.


◇ 문재인-이재용 만남 계기로 대화 물꼬 트나

하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해도 너무하다"던 재계 분위기는 최근 극적인 반전을 맞이했다. 터닝포인트는 지난 9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회동이었다. 당초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집행 유예 상태인 이재용 부회장을 문 대통령이 직접 만난다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지만 문 대통령은 이런 반대를 무릅쓰고 직접 인도 노이다 공장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노이다 공장은 양국 상생협력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삼성을 추켜세웠다. 삼성 측은 이번 회동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재계 안팎에선 정부의 전방위적인 ‘기업 옥죄기’ 기조가 변화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최근 한 언론과 진행한 인터뷰도 이런 분위기에 무게를 더한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2년 차를 맞아 규제 혁신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고민하고 있다"며 "지지층의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규제 혁신 없이는 이 정부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YONHAP NO-4711>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우타르프라데시주 노이다시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재용 부회장과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


앞서 재계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통해 김동연 경제부총리에게 기업인들에게 필요한 규제혁신방안을 직접 전달했다. 지배구조 개편, 세무조사, 총수일가 구속 수사 등으로 기업을 압박해 왔지만 이제는 ‘규제 혁신’이라는 키워드로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거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말 문 대통령이 범정부 부처들이 준비한 ‘규제혁신점검회의’를 전격 취소한 것도 기업을 위한 규제 개혁이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라 여겼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규제 완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도 늘어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인들도 정부의 고민에 발맞춰 나갈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한결 화기애애해진 정부와 기업의 스킨십이 우리 경제에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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