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View] 구리 가격 1년만에 최저 수준인데…원자재 시장에 투자할때?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7.10 14: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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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사진=이미지 투데이)



무역전쟁 시작을 앞두고 지난 주 구리 가격은 지난 해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가격은 전일 대비 3% 이상 하락한 톤당 62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상품 선물 시장은 일년 중 가장 바쁜 날을 보냈다. 9월물 구리 230만톤이 5일 오후 중반까지 146억 달러 이상 거래됐다. 미국 정부의 관세 발효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대거 매수에 나선 까닭이다. 같은 날 2018년 최고의 성적을 거둔 니켈 역시 굴복했다. 니켈은 톤당 1만4200달러에 거래되며, 100일 이동평균선 아래로 떨어졌다. 올들어 20% 이상 내린 아연도 하락세가 이어졌다.

대표적 원자재 강세론자 월가의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예언이 적중했던 걸까. 9일 미국의 양호한 고용지표가 무역관세 부과로 인한 실질적 둔화 신호를 예상했던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제공하면서 구리 가격은 반등에 성공했다. 그러나 세계 구리 소비량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중간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 투자보고서를 내고 6일 발효된 조치를 포함해 미국과 중국 간 제재로 인한 경제적 영향은 미미하다며, 무역분쟁이 원자재 시장에 심각한 위협을 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은행은 "미중 무역전쟁은 대두를 제외한 대부분의 상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펼쳐진 약세장 이후 폭락세가 어느 정도 진정된 만큼 이제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달러 가치가 하락함에 따라, 향후 12개월 간 원자재 시장 수익률이 10%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원유에 대한 강세론을 재차 강조했다. 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힘입어 올들어 이미 22% 넘게 오른 상태다.

골드만삭스의 제프리 커리 상품 부문 글로벌 총괄을 포함한 애널리스트들은 "공급 경로를 완전히 변경하는 게 불가능한 대두를 제외하고는 무역전쟁이 상품 시장에 미칠 영향은 매우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는 무역전쟁이 거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이코노미스트들의 견해와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특히, 마지막 두 단어 ‘매우 작다(very small)’ 에 방점을 찍었다.

원자재는 무역관세가 미칠 잠재적 영향과 중국의 위협적인 반응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짐에 따라,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6월 블룸버그상품지수는 구리와 대두 가격 급락 등으로 2016년 중반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가 지난 18개월 간의 감산 정책을 중단하고 생산량을 늘리기로 합의하면서 원유시장도 주춤했다.

골드만삭스는 "원자재는 2018년에도 자산 등급 중 최고의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나, 6월은 신흥시장 수요 부진, 무역전쟁 우려, OPEC+(지난 2017년 1월부터 감산에 합의한 OPEC 회원국과 러시아, 멕시코 등 비회원국) 감산 중단 등 상당한 차질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최근 논의되는 리스크 요인들은 너무 부풀려졌다"며 "관세폭탄의 위험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된 자산인 대두조차도 현재 매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지난 6일 무역전쟁의 마감시한을 앞두고, 베이징의 정책입안자들은 긴 싸움이 될 수 있는 제품 목록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5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관세라는 몽둥이를 휘두르며 도처에서 협박하는 무역패권주의에 대해 중국은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순환 후반기에 이익을 얻을 것’이라며, 최근 몇 달 간 원자재 전망에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해왔다. 그 중에서도 가장 낙관론을 보인 건 지난 2월이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2008년 슈퍼사이클이 끝난 이후 원자재 시장에 가장 낙관적인 시각을 견지한다"고 전했다.

신흥시장 수요 둔화, 무역 긴장 고조 등 하방 요인들이 늘어나긴 했으나,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자신만만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주요 은행들의 보유고 인하 조치 등을 인용하면서 "금속 시장에 있어, 무역전쟁이 촉발한 중국 국내 신용가용성에 대한 우려가 최근 원자재 시장 약세의 주된 원동력"이라며 "이는 최근 중국의 정책 변화로 인해 조만간 역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국은 경제 펀더멘털이 견고한 위치에서 무역전쟁을 협상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이는 무역전쟁 수사를 약화시키고 무역전쟁의 현실을 사는 것(사람들이 우려하는 것보다 영향이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은행들은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모건스탠리는 중국의 경기침체와 무역갈등이 깊어질 경우, 소비를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주 보고서에서 "세계 무역 긴장이 고조됨에 따라 원자재 시장 전반에 걸쳐 수요가 파괴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국인 호주 또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호주 산업·기술·과학부는 지난 2일 "미국과 주요 무역 상대국 간의 무역 긴장은 세계 경제 생산을 저해하고 글로벌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무역전쟁은 제쳐두고라도, 금속과 광물 가격에 대한 호주 정부의 전망치는 상품 시장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정부 측은 "세계 산업생산 및 제조 생산의 성장세는 2018년 상반기 정점을 찍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자원 상품 가격의 통상적인 주기를 고려할 때, 이미 최고점에 달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상품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의미다.

한편, 공급 증가세 역시 수요에 대한 불안감과 맞물려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다. 구리 생산국들의 모임인 국제구리연구그룹(ICSG)에 따르면, 세계 구리 광산 생산량은 지난 1분기 7.1% 증가한 33만톤을 기록했다. 다만, 이러한 상승폭은 2017년 1분기 세계 최대 구리 광산인 칠레 에스콘디다 광산 노동자 파업에 따른 기저 효과로 풀이된다. 광산의 소유주인 BHP 빌리톤은 타결 없이 끝난 2017년 44일간의 파업 이후, 현재 광산 노동자들과 협상 중에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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