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설' 배후...한전 돈 '쌈짓돈'으로 보는 정부

전지성 기자 jjs@ekn.kr 2018.07.10 15:4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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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인상없이 탈원전 밀어붙여...현실성 없는 정책 지적
한전 부채 지난해 108조...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전망

▲(사진=연합)


최근 한국전력공사 김종갑 사장의 전기요금 인상 언급 배경에는 한전의 자금을 쌈짓돈으로 보는 정부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없이 친환경·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서는 ‘실탄’ 격인 한전의 재무구조가 안정된 상태여야 한다. 현재 한전은 비상경영을 선포하는 등 그럴 만한 상황이 아니다. 최근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잇따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가뜩이나 원가부담이 높아졌다. 저렴한 원자력 발전의 가동률마저 하락하면서 연이은 적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1294억, 올 1분기 역시 1276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가 발생한 것은 2013년 2분기 이래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2 분기 연속 적자는 2012 년 이래 약 5년 만이다. 증권가에서는 올 2분기에도 5523억 원의 대규모 영업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전기요금 인상 없는 탈원전을 두고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와 다를 바 없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현실성 없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자력·석탄의 발전 비중을 줄이면서 요금인상을 단행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해석이다. 정부가 한전의 자금을 정책 추진을 위한 ‘쌈짓돈’으로 인식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한전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기요금 중 3.7%를 부담금으로 징수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조성한다. 국민에게 준조세 성격으로 부과되는 부담금으로 조성되는 기금은 투명하게 관리돼야 한다. 전력기금이 취지에 맞지 않거나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 산업부도 원전 폐쇄, 급전지시로 인한 손실을 전력기금으로 보전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전의 수익을 마음대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사진=연합)


정부는 과거에도 에너지 정책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면 대표 공기업인 한전에 이를 떠넘겼다. 이전 정부 때 민간 기업을 동원해 에너지 고효율 가전 할인 행사를 하면서 비용을 한전이 부담하도록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 정부 들어 에너지 전환 정책에 따른 전력 수요를 맞추기 위해 기업들에 전력 사용이 몰리는 피크 시간대에 급전지시(전기 사용량을 줄이라고 지시하는 것)를 내리면서 보상금을 한전이 충당하도록 했다. 지난 4월에는 한전이 일부 다세대·다가구주택 전기요금을 올렸다가 정부 지시로 한 달 만에 철회했다. 일반 주택 전기요금과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였는데 민원이 쏟아지자 화들짝 놀란 정부가 ‘시행 유보’로 돌아선 것이다.

정부가 한전 돈을 ‘쌈짓돈’처럼 쓰는 사이 한전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08조4000억원까지 치솟았다. 한전 적자가 누적되자 결국 정부와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언급하고 있다.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SK증권 손지우 연구원은 "공기업이기 때문에 당연히 배당수익이 정부입장에서는 세수 관점에서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한전은 이미 지난 해 이익감소를 반영해 배당을 대폭 축소, 배당수익률이 1.9%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올 해는 연간 적자도 가능한 상황이라 배당이 불가해질 수도 있어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한전은 지난 2009~2013년 구간 영업적자로 배당불가 상황에 처했는데 당시 정부는 재무와 세수감소에 대한 부담 때문에 요금인상을 택했었다. 지금과 상당히 유사한 상황"이라며 요금 인상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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