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 분 녹색당의 ‘잔잔한 바람’

김민준 기자 minjun21@ekn.kr 2018.06.14 14: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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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지예·제주 고은영 3∼4위 선전…"다음 선거에 녹색바람은 더 거셀 것"


신지예

▲녹생당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 (사진 녹색당 SNS)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6·13 지방선거에서 녹색당이 잔잔한 바람을 일으키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네에서 지구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에너지, 환경, 청년, 성소수자들을 대변하겠다고 나선 소수정당 녹색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신지예, 제주도지사에 고은영을 비롯해 서울은평의 이상희, 경기시흥의 안소정, 경북안동의 허승규 등 총 32명의 후보자를 냈다. 안타깝게도 당선자는 없었다. 그럼에도 녹색정치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있었던 선거였다는 평가이다.

27세 최연소 서울시장에 도전한 신지예 후보는 1.7%(8만2874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당히 4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자유한국당 김문수,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에 이은 것으로 원내정당인 김종민 정의당 후보(1.64%)를 앞섰다.

선거운동 기간 신 후보는 "나는 페미니스트 시장후보"라며 "여성이 겪는 구조적 폭력을 해결하지 않고서 한국 사회는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 이 시대 여성들과 함께 파도가 돼 서울을, 나아가 한국을 페미니스트 유토피아로 물들일 것"이라고 선거운동을 펼쳤다. 특히 그는 "사후적 대책이 아닌 원인에 대한 근본 처방으로 서울의 미세먼지를 잡겠다"며 "서울시장이 되면 ‘서울특별시 대기환경개선 촉진 및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경유차 조치폐차, 전기차·수소전기차로 전환 지원, 저공해조치 의무대상에 건설기계와 이륜자동차 추가, 저공해조치의 주체로 구청장 명시, 노후 건설기계 조기폐차, 미세먼지 고농도때 차량 강제 2부제를 실시하겠다"는 과감한 정책을 제시했다. 이런 그의 공약은 8만명이 넘는 청년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비록 당선에는 실패했는데 신 후보는 "낙심하지 않겠다. 8만명이 넘는 서울시민의 마음을 얻었다"며 "다시 시작하겠다. 성폭력과 성차별 없는 세상, 여성의 몸이 여성의 것이 될 수 있는 사회, 소수자가 혐오에 노출되지 않는 사회, 세입자도 마음 편히 살아가는 도시, 미세먼지 걱정 없는 거리, 비인간 동물과 공존하는 서울을 만들겠다고 말씀드린 약속을 실현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고은영 제주도지사 후보는 3.5%(1만2188표)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원내정당인 자유한국당 김방훈 후보(3.3%)와 바른미래당 장성철 후보(1.5%)를 제쳤다. 무소속 원희룡 후보,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잔잔한 바람이 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였다. 고 후보는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개발 대신 제주의 푸른 미래를 이야기하는 청년·여성도지사 후보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것 같다"며 "평범한 사람을 위한 정책을 고민하는 평범한 청년·여성 후보라는 정체성이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도민의 열망과 맞닿은 것"이라고 선거결과를 분석했다.

그는 "청년이 감당하기 힘든 5000만원의 기탁금부터 선거운동 비용까지 도민과 시민단체의 지지와 후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과정이었다"며 "여전히 높은 선거제도의 장벽을 다 깨지는 못했는데 도민과 녹색당은 계속 작은 성취들을 이뤄내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영

▲녹생당 고은영 제주도지사 후보. (사진 녹색당 SNS)


◇ 에너지·환경 담은 공약 눈길, 녹색당 바람은 계속분다


녹색당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주민이 예산편성과 집행, 결산단계에 참여하도록 보장하고 각종 위원회를 개혁해 지역에서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될지 반드시 주민에게 묻고 주민이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상태를 감시하고, 사고때 실제로 주민들이 대응·대피할 수 있는 매뉴얼을 수립하는 한편 에너지 자립도를 높여 탈핵 에너지전환의 기반을 다지겠다고도 했다.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공정책 수립, 유기동물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동물권 침해를 감시할 동물권익센터를 설치하는 것도 포함됐다. 채식선택권 보장, 화학사고를 비롯한 각종 재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대응 매뉴얼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에너지, 환경을 생각하는 공약이 주목받았다. 핵발전소 30km 인근 지역 민간환경감시기구 설치나 사고대비 매뉴얼 수립 법제화, 지역의 에너지 자급력을 높이도록 지역에너지 전환 기본조례 제정 등은 대표적 에너지 공약이다. 환경에도 관심이 많아 대중교통 완전공영제, 강제적 차량 2부제 등 강도 높은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녹색당은 14일 ‘2018 지방선거를 마치며’라는 글을 통해 "희망의 정치, 녹색당의 정치는 앞으로도 계속된다"며 "신지예 서울시장 후보는 열악한 조건에도 정의당 후보를 앞질렀고, 고은영 제주도지사 후보는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후보를 따돌리고 3위를 기록했다. 여러 기초의회 지역구 후보자들도 당선권에 근접하는 득표율을 얻어서 녹색정치의 가능성을 현실화시키기 시작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당원만이 아니라 시민들의 후원으로 선거운동비용이 모금됐고 광역단체장 후보의 후원회는 모금목표액을 초과하기도 했다"며 "이번 선거를 통해 녹색당의 인지도를 높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녹색당의 정치에 함께 해 달라"고 지지를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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