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사퇴 가능성…출구조사 직후 ‘The Buck Stops Here!’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6.14 09:5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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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린 13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 자유한국당이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홍준표 대표도 정치적 치명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인재영입위원장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총지휘하며 광역단체장 6곳 수성을 자신했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대구·경북(TK)만 겨우 지켜내면서 지방권력에 관한 한 사실상 ‘TK 정당’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여파가 가시지 않은 데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율 속에 시작부터 불리한 경기였다. 그러나 ‘막말’, ‘사천’ 논란에 휩싸이며 당내 분란을 자초한 홍 대표도 책임론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홍 대표는 일련의 남북대화 기류 속에서도 "다음 대통령은 김정은이가 될는지 모르겠다", "위장평화쇼" 등의 보수 강경 발언을 쏟아내 지나치게 민심과 괴리돼있다는 비판에 부딪혔다.

이는 결국 선거운동 기간 일부 후보자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를 피하는 ‘홍준표 패싱’ 현상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홍 대표는 선거 내내 더불어민주당이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여론조사를 조작됐다며 ‘샤이 보수’의 결집을 강조했지만, 이들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는커녕 오히려 보수 지지층의 반발심을 유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대표가 주도한 공천도 철저하게 실패했다.

구원이 있는 안상수 후보를 떨어트리고 최측근인 조진래 후보를 공천한 창원시장 선거는 물론 최측근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을 ‘꽂았던’ 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졌다.

‘문재인 정부 방송장악 저지’라는 명분을 내세워 공천했던 서울 송파을 배현진 후보와 충남 천안갑 길환영 후보도 맥없이 무릎을 꿇었다.

한편, 출구조사 발표 이후 홍 대표가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14일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한 만큼, 이젠 대표직 사퇴란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홍 대표도 사퇴를 고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홍 대표는 ‘광역단체장 6곳을 사수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왔고 출구조사 결과 직후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이 문구는 해리 트루먼 전 미국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적어놓은 문구로 미국 대통령들이 큰 결정을 내릴 때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사용했다고 한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당은 선거를 위한 조직이다. 선거 이후의 조치가 중요한데 (누군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야당은 국민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최소한의 모습도 보여주지 않고 당을 유지한다면 생명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또다른 페이스북 글에서 "내일(14일) 오후 거취를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2시께 여의도 당사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향후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할 전망이다.

홍 대표는 이르면 14일 오후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 6곳을 확보해 당 대표로서 재신임을 받고 2020년 총선 공천권도 행사하며 차기 대선까지 직행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있었지만, 정반대로 불명예 하차로 결론 나게 된 것이다.

홍 대표 지도체제의 붕괴로 한국당에는 치열한 당권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트 홍준표 체제의 차기 주자들로는 심재철(5선)·나경원·정우택·정진석·주호영(이상 4선)·김용태·안상수(이상 3선) 의원, 이완구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등이 거론된다.

외부에서 구원투수를 수혈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향후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기까지 극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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