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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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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쓰레기 잔뜩 삼키고 죽은 바다거북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6.12 09:15
플라스틱 쓰레기 잔뜩 삼키고 죽은 바다거북이 …비닐봉지 사용량 연간 5조장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황새, 면봉을 꼬리에 감은 해마, 플라스틱 쓰레기를 삼키고 죽은 고래 사체, 식탁 안전을 위협하는 미세플라스틱…. 플라스틱 오염이 지구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불과 몇 주 전 뱃속에 비닐봉지가 수십 개 들어있던 돌고래가 숨진 데 이어 이번에는 바다거북이가 플라스틱 쓰레기를 잔뜩 삼키고 죽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일(현지시간) 태국 동부 짠타부리 주의 해변에 떠밀려온 녹색 거북이의 뱃속에 플라스틱과 고무밴드, 풍선 조각 등 각종 쓰레기가 가득 차 있었다고 AFP 통신이 11일 태국 해양해변자원조사개발센터를 인용해 전했다.

이 센터는 X-레이를 통해 보호종인 녹색 거북이의 위장관이 막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주사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려고 했지만 결국 발견 이틀 만에 죽었다.

이 센터의 수의사 위라뽕 라오베치프라시트는 "바다거북이 허약해 헤엄을 칠 수가 없었다"며 "사인은 바다 쓰레기"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해변에 떠밀려온 거북이들의 약 10%가 플라스틱을 삼켰거나 해양 쓰레기 접촉으로 감염됐지만, 올해는 이 비중이 50%가량으로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말 태국 당국에 의해 구조됐다가 죽은 돌고래의 뱃속에서는 80여 개의 비닐봉지가 발견됐다.

태국은 플라스틱 제품 소비량이 가장 많은 나라 가운데 하나로, 매년 해안에서 포유류와 파충류 수백 마리가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죽는다.

한편, 전문가들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83억톤 이상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이 중 75%인 약 63억톤이 쓰레기 형태로 배출됐다.

쓰레기로 배출된 플라스틱의 79%, 즉 전체 생산량의 60%인 약 50억톤은 매립장으로 가 땅속에 묻히거나, 해양 등 자연계로 배출됐다.

전 세계에서는 연간 5조(兆)장의 비닐봉지가 사용되고 있고, 전체 플라스틱의 9%만 재활용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분마다 100만개의 플라스틱 생수병이 판매되고 있고, 매년 1000만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바다로 들어가고 있다.

영국 정부의 과학청은 전 세계 바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2015년 5000만톤에서 2025년에는 3배인 1억50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육지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모여 만들어진 북태평양의 ‘거대 쓰레기 섬’은 면적이 한반도 7배에 이르는 155만㎢에 7만9000톤의 쓰레기가 모여 있다. 1조8000억 개의 쓰레기 조각이 모여 섬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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