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평가는 실행 못지않게 중요하다

에너지경제 ekn@ekn.kr 2018.05.31 17: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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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철 한국재무평가연구원 원장.



공적인 정책집행이나 사적인 사업이나 개인이 재산관리 등 모든 활동에는 평가가 따라 다닌다. 공부를 하는 경우에는 그 성취정도를 판단하고 부족한 부분이 없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평가를 한다. 사업을 하거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에도 계획 대로 진척되고 있는지, 원하는 품질의 제품이 생산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평가한다. 재산을 불리기 위해 투자를 하는 경우에는 원하는 수익률은 달성되었는지, 미리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새로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평가를 한다.

평가의 결과로 어떤 것을 선택하거나 평점이나 학점을 부여하기도 한다. 그러나 평가는 달성 정도를 파악하는 데에 그치지 않는다. 진도가 늦어지면 채근하고 원하는 품질이 나오지 않으면 개선책을 찾아 제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원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평가는 모든 활동에 있어서 본질 업무를 수행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활동이다. 따라서 평가는 본질 활동의 일부분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평가를 ‘부수적’이고 ‘간단한’ 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달성정도를 측정해서 평점을 매기는 행위로만 국한하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평가활동에 그다지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며, 결과적으로 쓸모없는 행위가 돼 버리기도 한다. 평가기준이 집행 계획과 무관하게 정해지기도 하고, 명확한 평가 계획이나 기준 없이 제3자에 의해 평가가 이뤄지기도 한다.

특히나 객관성이나 공정성이라는 미명 아래 획일적인 평가기준으로 다수의 평가 대상을 동일한 시점 기준으로 상대적인 우열을 가리는 형식의 평가가 많다. 이런 경우 규모가 크거나 다수 집단에 적합한 기준이 적용되기 쉬우며, 개개의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다. 예를 들어 기금이나 공제회 등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을 평가하는 경우에는 중소 규모의 기관보다는 대형기금의 특성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 그런 경우다.

특히 국내 기금의 경우에는 ‘연못 속의 고래’라 불리는 초대형 기금이 있어서 그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평가할 때 그 대형 기관을 준용하는 경우도 많지만, 규모나 성격에서 전혀 다른 중소 기관이나 기금들이 그 대형 기금의 정책이나 행위를 무비판적으로 따르는 경우도 많다. 중소 기금의 각종 위원회나 자문기관들도 대형기금의 사례를 "베스트 프랙티스(모범 실무)"로 소개하며 그 관행을 따르도록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해당 기금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꼴이 되고 만다.

집행계획을 마련함과 동시에 평가방법과 평가계획도 마련돼야 한다. 평가방법과 기준은 평가 대상 각각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그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관련 분야 평가 전문가로 하여금 평가계획을 작성하고 실제로 평가를 하는 데에 관계할 수 있도록 평가 영역의 전문성을 인정해야 한다. 평가라는 이름으로 교각살우(矯角殺牛,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게 만듦)의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형식적인 평가가 아니라 평가의 모든 과정이 제대로 된 평가를 해야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평가가 무비판적으로 집행을 옹호하거나 업무의 집행을 잘못된 방향으로 유도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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