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보험사들이 1분기 실적에서 순이익이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보험업계에서는 신계약이 줄어드는 등 영업불황이 이어지고 있어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주요 보험사들이 실적이 일제히 감소했다. 주요사 1분기 실적을 보면 삼성생명의 순이익은 4158억원으로 전년보다 30%, 한화생명 1분기 순이익은 1329억원으로 50% 각각 감소했다. 농협생명은 233억원, 하나생명은 62억원, KB생명은 4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27%, 16%, 64% 각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손보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화재는 40% 감소한 301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DB손보는 31% 감소한 1102억원, 현대해상은 8% 줄어든 1060억원을 기록했다.
보험사들의 성적이 일제히 감소한 가운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크지 않은 분위기다. 특히 생보업계의 경우 저축성보험에서 보장성보험으로 체질변화가 이뤄지며 이익 규모가 적어진 데다, 신계약도 줄어들고 있다. 이날 생보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까지 국내 25개 생보사들의 신계약금 규모는 23조 375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27조 8423억원보다 16% 감소했다. 2016년 2월 대비 2017년 2월 기준 신계약금이 4% 줄었던 것에 비해서도 감소 규모가 대폭 커졌다.
보유계약금도 증가폭도 크지 않다. 올해 2월까지 보유계약금 규모는 2443조원으로 전년 동기의 2441억원과 거의 같은 수준이다. 전년 2월 보유계약금 규모는 그 전 해보다 3% 더 늘었었다.
보험에 가입하고 보유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는 이유는 경기 불황으로 보인다. 생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계 부담이 커질수록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 가입하는 사람들이 줄어들게 된다"며 "지난 몇 년간 이같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생보사들이 기존에는 보험료 규모가 컸던 저축성보험 위주로 판매를 하다 2021년 도입되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보험료 규모가 적은 보장성보험 위주로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점 또한 수익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장성보험 판매가 활발해지면서 전체 판매 건수가 늘어나더라도 들어오는 보험료 규모가 작기 때문에 수익 면에서는 불리하게 된다"며 "하지만 체질개선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보험사들은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등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당장 계약이나 원수보험료 등이 쪼그라드는 분위기는 아니다. 하지만 손해율 증가와 경쟁 심화에 따른 보험료 인하, 사업비 증가 등 비용이 늘어나 실적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계절에 따른 일회성 요인 등이 손해율에 반영되곤 했지만, 최근에는 손보업계 환경에 따른 영향으로 손해율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난해에 자동차 손해율이 유독 좋았던 만큼 앞으로는 그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대폭적인 실적 개선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