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해진 모비스-글로비스 합병···정의선 정공법 통할까

여헌우 기자 yes@ekn.kr 2018.05.17 07:3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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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인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합병’ 작업이 임시주주총회 당일 표대결 양상으로 펼쳐질 전망이다.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인 엘리엇이 양사 합병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유력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 루이스도 반대 의견을 내놨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정공법으로 위기를 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수일 내 주주환원 정책을 추가로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양대 의결권 자문사로 꼽히는 ISS와 글래스 루이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ISS는 "거래 조건이 한국 법을 준수하고는 있지만, 그 거래는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불리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글래스 루이스는 "의심스러운 경영논리"라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냈다. 글래스 루이스는 양사 분할·합병의 근거가 설득력이 없다면서 현대글로비스 주주들에게만 유리한 내용이라는 지적도 덧붙였다.


◇ 28일 주총 표대결 주목

의결권 자문사들이 이 같은 맥락의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현대모비스는 48%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표심 행방을 가늠하기 힘들어졌다. 현대모비스는 분할·합병에 대한 주주들의 반대 의사를 임시주총이 열리는 이달 28일까지 서면으로 접수받는다. 합병이 성사되려면 의결권 있는 주주가 3분의 1 이상 참석하고, 참석 지분의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우호 지분은 30.1% 수준이다. 기아차 16.88%, 정몽구 회장 6.96%, 현대제철 5.66%, 현대글로비스 0.67% 등이다. 9.83%를 보유한 국민연금과 48% 가량을 들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표를 더 모아야 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측은 ISS 의 의견이 나오자 16일 입장자료를 내고 "ISS의 ‘반대’ 결정을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ISS가 해외 자문사로서 순환출자와 일감 몰아주기 규제, 자본시장법 등 국내 법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룹은 또 "이번 개편안이 모비스 주주에게 불리하다고 주장했지만 정반대로 이번 개편안으로 모비스 주주는 이익을 볼 것이 확실시된다"고 주장했다.

지배구조 개편에 걸림돌이 생기면서 현대차그룹의 움직임은 더욱 바빠졌다. 현대모비스는 일찍부터 국내외 주요 주주들을 만나거나 콘퍼런스콜 형태로 접촉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의 정당성과 비전을 설명하고 찬성 위임장 얻기에 나섰다. 이달 초에는 6000억 원 상당의 자사주 소각, 연 1회 분기 배당 실시, 2025년 영업이익률 10% 달성 등을 골자로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사진=연합)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정면 돌파’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외신과의 회견에서 "그룹 출자구조 재편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경쟁력 강화에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엘리엇 등에 의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추가 ‘당근’도 가능

현대모비스가 찬성표 결집을 위해 추가적인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분명한 주주환원정책이 나오지 않는 이상 가결을 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현대차그룹이 전향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추가하면서 분할합병안 가결을 도모할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정의선 부회장 역시 "지금까지 공개된 주주 친화책이 전부는 아니다"며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해 나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얘기할 수 있다"고 강조했었다.

현대모비스 주가도 변수다. 이 회사 주주들의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은 23만 3429원인데, 최근 주가가 23만~24만원 대에서 아슬아슬하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매수청구권은 양사 분할·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이 행사가격에 사달라고 회사측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청구권 행사가 늘수록 현대차측 부담은 커지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요 투자자들의 경우 의결권 행사 방향에 대해 내부 의견을 조율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한시가 바쁜 시점"이라며 "정 부회장의 정공법 리더십이 시장에 먹힐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 엘리엇 등 경영권 간섭 맞설 방어장치 요구도

한국상장사협의회(회장 정구용)와 코스닥협회(회장 김재철)는 16일 한국거래소에서 공동으로 ‘경영권 방어제도 도입을 위한 상장회사 호소문’을 발표했다. 두 협회는 국내 기업들이 엘리엇 등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간섭과 위협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 "선진국 수준의 경영권 방어수단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이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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