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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 한진칼, 스튜어드십 코드 수혜주될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5.14 08:02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아경 기자]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과 비리 논란이 커지면서 오너 일가의 경영퇴진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올해 자회사의 실적 개선 등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되고 있지만 오너리스크가 할인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다만 한진칼의 2대 주주기도 한 국민연금이 하반기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고 지배구조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행동에 나설 경우 저평가 요인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지침을 말한다.

13일 하이투자증권 이상헌 연구원은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갑질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한진그룹 계열사 전반에 대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등을 도입하게 되면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을 높이면서 주주가치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지배구조가 개선되면 기업 할인요인이 해소되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금조달 비용도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진칼 주가는 지난 11일 자회사 진에어가 ‘깜짝 실적’을 기록하면서 전일 대비 4% 오른 2만3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달 12일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처음 보도된 날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다.

▲한진칼 1년간 주가 추이(자료=구글)


올해 한진칼은 진에어의 높은 영업이익과 칼호텔네트워크의 적자 축소, 원화강세 등 우호적인 환경에 힘입어 턴어라운드가 예상됐으나, 저평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한진칼의 올해 예상실적 기준 최근 주가수익비율(PER)은 7.2 수준으로 낮은 편이다. 내년 순이익 전망치 기준 PER는 6.8에 불과하다. 올해 실적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다. PBR은 주가가 1주당 순자산의 몇 배로 매매되고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로, PBR이 1배 미만인 것은 기업 가치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가치보다 낮을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의미다.

한진칼에 대한 증권사 6곳의 평균 목표주가는 3만원으로, 현 주가보다 30%가량 높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앤에 따르면 올해 한진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17%, 40% 증가한 1조3483억원, 1617억원으로 추정된다.

오너리스크가 해소되면 주가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한항공에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진에어의 대표이사직에서도 내려왔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은 진에어 사내이사직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대한항공 이사회는 현재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도 좀처럼 소집되고 있지 않다.

이에 따라 한진칼 지분 12%를 보유한 2대주주 국민연금에 시선이 쏠린다. 국민연금이 오는 7월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면 보다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벌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국민연금 기금운용회 회의에서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일탈 행위, 삼성증권의 배당 사고 등과 관련해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연금 책임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책임투자를 위해 기업지배구조 가이드라인 및 중점관리사안(Focus Area) 제시, 기업지배구조 관련 제도 개선 등의 다양한 유형의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을 하거나 임원 후보를 추천하고, 위임장 대결도 벌일 수 있다. 주주 대표소송이나 손해배상소송도 제기하거나 참여할 수 있다.

▲한진그룹 지배구조도(자료=이베스트투자증권)


한진칼 지분 7.7%를 가진 3대 주주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대한 기대도 크다. 한국운용은 작년 7월 운용사 가운데 가장 처음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했으며 현재까지 34곳 이상의 투자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 내역을 공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갑질에 탈세, 밀수, 위장계열사 등 오너일가가 그룹의 가장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며 "특히 위장계열사로 회사의 이익을 빼냈다면 주주가치를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스튜어드십코드로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해지면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와 같이 경영성과가 좋지 않은 기업집단 내 다른 기업을 도와주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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