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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흘만에' 조양호 대국민 사과...조현민·조현아 즉시 사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22 19:20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사진=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2일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조현아, 조현민 자매를 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시키겠다고 발표했다. 조 회장의 이같은 결정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이 논란이 된 지 열흘 만이다.

조 회장은 이날 사과문에서 "제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과 대한항공 임직원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조현민 전무에 대해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물벼락 갑질로 논란을 일으킨 차녀 조현민 전무는 대한항공 전무직과 함께 진에어 마케팅본부장 및 전무, 진에어 부사장, 한진관광 대표이사,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난 뒤 지난달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했다. 조 전 부사장은 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 지위도 유지하고 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 회장으로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제 여식이 일으킨 미숙한 행동에 대해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잘못이다. 국민 여러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그는 "대한항공 임직원 여러분께도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직접 마음의 상처를 입은 피해자 여러분들께도 머리 숙여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조 회장은 지난달 16일 조 전무가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폭언하고 매실음료를 뿌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오너 일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찰은 조 전무를 폭행 혐의로 입건하고 내사를 정식 수사로 전환했다. 조 전무의 '물뿌리기' 갑질은 한진그룹 전반에 대한 비리행위 조사로 번지고 있다. 최근 SNS나 언론에서는 한진일가가 개인 물품을 조직적으로 회사 물품이나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해 운송료나 관세를 회피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수하물 밀반입 전담팀을 두고 범법 행위를 저질렀다는 증언도 있다.

이에 관세청은 지난 17일 총수 일가의 신용카드 내역을 확보한 데 이어 21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거주하는 서울 종로구 평창구 자택과 조현아, 원태 남매의 자택,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사무실 등 4곳을 압수수색했다. 관세청은 필요할 경우 조 회장을 비롯해 총수 일가를 직접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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