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조작 ‘드루킹’, 블로그 비공개서 공개로 전환…왜?

한상희 기자 hsh@ekn.kr 2018.04.17 14:5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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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파워블로거 ‘드루킹’이 ‘드루킹의 자료창고’를최근 일부 공개로 전환했다. (사진=드루킹의 자료창고 캡쳐)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원이자 파워블로거 ‘드루킹’으로 활동하던 김모(48·구속)씨가 자신이 활발하게 운영하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를 최근 일부 공개로 전환했다. 김씨가 온라인상의 흔적을 모두 감춘 데 대해 ‘증거 인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김씨가 이런 비판을 최소화해 재판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점을 얻으려는 시도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씨는 지난 1월 17일 네이버 기사 댓글의 공감 클릭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지난달 구속되자 누적방문자가 980여만명에 달하던 자신의 블로그를 전체 비공개로 바꾼 바 있다.

17일 오전 현재 그의 블로그에 접속하면 그가 과거 올렸던 게시글 일부를 볼 수 있다. 여전히 비공개 상태인 게시글도 많은 점을 보면, 선별적으로 일부만 공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태이므로 그가 직접 블로그를 조작했을 가능성은 없다.

그를 접견한 측근이 그의 지시에 따라 일부 공개로 바꿨거나, 원래 블로그 운영을 대리하던 측근이 임의로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김씨와 공범 2명을 구속 기소할 예정이다.

사이버 수사를 전담하는 한 경찰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던 피의자가 입을 떼면서 태도를 전환한 정도의 의미라고 본다"면서 "어차피 경찰이 증거는 확보했을 테니, 지운다는 인식을 주기보다는 공개로 놔두는 게 재판에서 더 유리하다는 조언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씨를 일단 검찰에 넘기고 여죄를 계속 수사하는 서울경찰청은 이미 김씨 수사에 필요한 증거는 수사 초기에 발췌·확보한 상태여서, 김씨가 현재 단계에 블로그 등을 공개·비공개 전환하는 것은 수사에는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씨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계정, 팟캐스트 등은 대부분 게시글이 비공개 처리된 상태로 그대로다.

그가 운영에 관여하거나 주축이 돼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블로그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카페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우경수(우윳빛깔 김경수)’·‘세이맘(세상을 이끄는 맘들)’ 등도 폐쇄되거나 비공개된 상태다.

한편, 김씨에게 적용되는 혐의는 올해 1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을 조작한 단일 사안에 국한된다. 김씨가 이 밖에도 지난 대선 등 선거 기간을 포함해 광범위하게 인터넷 여론조작을 했는지, 여권과 연계됐는지 등 의혹에 관한 수사는 경찰이 계속 맡아 진행한다.

김씨와 공범 2명은 지난 1월 17일 밤부터 이튿날 새벽까지 4시간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같은 작업을 단시간에 반복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가동해 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에 달린 문재인 정부 비판 댓글에 집중적으로 ‘공감’을 클릭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조작 대상으로 삼은 보도는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결정을 내렸다는 내용의 기사다.

김씨 등은 이 기사에 달린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들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 등 2개의 댓글에 614개의 포털 아이디(ID)를 활용해 ‘공감’ 클릭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2명은 민주당원으로 그간 인터넷에서 친여 성향의 활동을 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따라서 경찰과 검찰은 이들이 정부 비판 성향의 댓글을 집중적으로 추천한 행동의 배경과 다른 공모자 여부 등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그러나 이들은 경찰에 이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도 "보수 진영에서 벌인 일처럼 가장해 조작 프로그램을 테스트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민주당원들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쪽으로 여론을 조작하는 행위가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진술 신빙성이 의심된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친여 활동을 벌이고 나서 ‘보상’ 차원에서 인사 이권을 요구했다가 거절당하자 보복 차원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방향의 여론조작에 나섰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들과 접촉해온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김씨가 오사카 총영사와 청와대 행정관 자리를 요구했으나 성사되지 않자 태도가 돌변해 반위협적인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김씨 일당이 이번에 기소 대상이 된 1월 17일 평창올림픽 기사 외에도 인터넷 공간에서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타인의 아이디를 이용하는 등의 불법적인 방법으로 댓글 여론조작을 한 사실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또 김씨 일당에게서 압수한 170여개의 휴대전화 중 검찰에 보낸 133개를 제외한 나머지를 상대로 한 디지털 증거 분석 등을 통해 과거 김 의원을 비롯한 여권 관계자들과 연계 정황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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