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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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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영화의 힘…‘곤지암’부터 ‘소공녀’·‘리틀 포레스트’까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3.2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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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최근 극장가에 다양한 소재와 장르로 관객의 취향을 저격하는 중소 한국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있다. 100억∼200억 원대의 블록버스터가 아니더라도 비수기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쏠쏠한 흥행 성적을 내고 있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공포영화 ‘곤지암’의 순제작비는 11억 원, 홍보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약 24억 원이다. 최근 5년간 쇼박스가 투자·배급한 작품 가운데 가장 저예산 영화다. ‘기담’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를 연출한 정범식 감독의 신작으로, 공포체험단 7명이 정신병원에서 겪는 기이하고 섬뜩한 일을 페이크 다큐 형식으로 풀어냈다.

개봉 전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 이후 ‘무섭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공포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손익 분기점은 60만∼70만 명이다. 쇼박스 관계자는 "스타가 출연하지는 않지만, 콘셉트가 명확하고, 10∼20대가 좋아할 만한 공포물이어서 기획 단계서부터 채택한 영화"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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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도 작은 돌풍을 일으켰다. 순 제작비 15억 원(총 제작비 35억 원)이 투입된 이 작품은 ‘힐링’을 키워드로 내세워 일상에 지친 관객을 불러모으는 데 성공했다. 개봉 일주일 만에 손익 분기점(80만 명)을 넘었고, ‘툼레이더’ ‘허리케인 하이스트’와 같은 할리우드 대작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누적 관객 수 137만 명이다.

박스오피스 2위인 스릴러 영화 ‘사라진 밤’ 역시 꾸준히 관객몰이 중이다. 총제작비는 40억 원으로, 지난해 한국 상업영화 평균 총제작비(52억9천만 원)와 비교하면 중·저예산 영화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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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포기하고 자신의 취향대로 사는 30대 여성의 삶을 그린 ‘소공녀’는 오는 22일 관객을 찾는다. 전고운 감독의 데뷔작으로, 총제작비 3억5천만 원이 들어간 독립영화다. 지난해 부산영화제와 시사회에서 호평을 얻어 손익분기점(10만 명)을 넘길지 주목된다. ‘소공녀’ 관계자는 "현재 228개 상영관을 확보했다"면서 "독립영화지만 영화제부터 이어온 입소문을 타고 예매율도 선전 중이어서 상영관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4일 개봉하는 ‘덕구’는 국민 배우 이순재가 주연한 작품. 어린 손자와 사는 할아버지가 남은 아이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한다는 내용으로, 감동 스토리와 이순재의 열연이 관객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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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정과 이진욱이 호흡을 맞춘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이광국 감독·4월 12일 개봉)도 제작비 10억 원이 채 안 되는 저예산 독립영화다. 고현정과 이진욱이 시나리오에 반해 노개런티로 흔쾌히 출연했다는 후문이다. 대리운전 알바생으로 차가운 겨울날을 버티는 남자 경유(이진욱)와 그 앞에 불현듯 나타난 소설가 유정(고현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고현정은 최근 SBS 드라마 ‘리턴’에서 중도 하차해 논란에 휩싸였지만, 스크린을 통해 시청자와 관객의 아쉬움을 달래줄 것으로 보인다.

사고로 남편을 잃고 살아가는 32살 효진(임수정) 앞에 남편의 아들 16살 종욱(윤찬영)이 갑자기 나타나면서 두 사람의 좌충우돌 동거를 그린 이야기 ‘당신의 부탁’도 다음 달 간판을 내건다. 영화사 명필름의 39번째 작품이자, 임수정이 처음으로 엄마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영화계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관객의 취향이 다양해지고 스펙트럼도 넓어지면서, 영화 제작 흐름도 달라지고 있다"면서 "예산은 적지만 엣지있고 타깃이 분명한 소규모 영화와 대형 블록버스터 영화들로 양분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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