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0일(토)
에너지경제 포토

이상훈 기자

party@ekn.kr

이상훈 기자기자 기사모음




잘 나가던 삼성 가전, 영업익 줄자 'LG 따라하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2.22 15:55

▲삼성전자의 플렉스워시 세탁기. LG전자의 트윈워시와 유사한 제품이다. (사진=삼성전자)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맞아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83.3% 증가한 53조 6000억 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6% 증가한 239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런 삼성전자도 2018년을 안심하기 어렵다. 가장 큰 이익을 안겨준 반도체 부문의 슈퍼사이클이 얼마나 유지될지 예측하기 어려운데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 세계적으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미국의 통상압박이 반도체 부문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자기전(CE)부문은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맞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유안타증권의 이재윤 연구원은 1분기 CE부문의 영업이익을 2000억 원으로 예상했고 키움증권 박유악 책임연구원도 1분기 CE부문 영업이익을 4000억 원으로 낮춰 잡았다.  

그러나 더 큰 위기는 ‘시장을 이끄는 프리미엄 혁신가전의 부족’에 있다. 이에 삼성전자가 LG전자의 가전제품 변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기존 제품들에 프리미엄 제품을 추가하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프리미엄 모델의 확충 외에 전에 없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트윈워시, 트롬 스타일러, 정수관까지 교체 가능한 퓨리케어 정수기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들은 프리미엄 지향 제품으로 영업이익률이 매우 높다. 현재 LG전자 가전의 영업이익이 삼성전자보다 낮지만 영업이익률이 6분기 연속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가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LG전자가 상하 2대의 세탁기를 장착한 트윈워시 세탁기를 출시하자 이후 유사한 플렉스워시 세탁기를 내놓았다. 또 LG전자가 의류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수 년간 출시하며 시장을 확장하자 삼성전자도 유사한 의류관리기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삼성전자가 SUHD TV 브랜드를 2년 만에 QLED TV로 바꾸고, 김현석 사장이 QLED TV로 LG전자의 OLED TV를 앞설 수 있다고 했지만 실제 2500만 달러 이상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패널을 탑재한 소니와 LG전자 TV에 밀리자 퀀텀닷과 OLED를 조합한 QD-OLED TV를 개발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나섰다. 지난해 OLED TV의 번인 현상을 강조했던 탓에 자충수를 뒀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B2B 중심의 소형가전 렌탈시장 진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렌탈시장 진출은 그간 삼성전자가 큰 관심을 쏟지 않았던 영역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CE부문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글로벌 시장 1위에 안주하고 새로운 혁신제품 개발 등 변화하는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결과"라며 "지금이라도 제품 다변화로 소비자들의 니즈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