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LS산전이 작년에 보여줬던 실적 성장이 4분기에 주춤했다. 원화 강세와 국내 전력인프라의 성장 정체, 철도부문에서의 해외 수주가 취소됐기 때문이다. 4분기 실적 기대가 컸 던만큼 증권가 실망감이 커지며 지난 2일 주가는 11% 급락했다.
증권사에서는 일회성 비용 비중이 커지면서 나타난 실적 부진이기 때문에 성장 정체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국내외 기업들의 IT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지 여부는 올해 LS산전의 실적 성장세를 보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성장 정체’…해외 철도사업 수주 최소 요인 커
LS산전의 작년 4분기 기준 매출은 6046억원, 영업이익은 234억원으로 시장 전망치인 매출 6762억원, 영업익 438억원을 크게 하회했다.
▲LG산전 실적 추이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실적 하회 배경으로는 원화강세에 따른 전력기기와 자동화 해외사업 마진축소, 융합사업 가운데 철도부문에서 발생한 85억원으로 추정되는 일회성 비용이다.
자세한 내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국내 대기업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전력기기와 전력인프라의 국내 부문 성장이 정체됐다. 그동안 해외성장을 이끌었던 태양광, 철도신호 등 융합사업부문의 부진도 두드러진다.
또 원화강세로 영업이익은 80~90억원 감소한 것으로 보이며 필리핀 철도신호시스템 사업취소로 충당금 895억원도 반영된 모습이다.
◇ 올해 실적 성장 핵심은 ‘IT 투자’ 지속 여부…‘융합사업’ 성장은 계속 될 듯
▲LS산전 사업부문 (자료=전자공시시스템) |
유진투자증권은 작년 4분기 실적부진에 대해 작년 한해동안 나타나던 실적 호조세가 멈췄다는 점을 다소 우려하고 있다. 국내 IT투자가 감소 추세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주가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는 IT 부문의 투자와 증설 지속성이 LS산전의 올해 실적성장에 더욱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올해 LS산전의 영업이익을 1804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목하는 사업분야는 스마트그리드와 전력기기와 HVDC(초고압직류 송전방식)이다.
융합사업 가운데 스마트그리드 부문은 매출 확대에 따른 적자폭 축소와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전력기기 분야 성장, 올해 계획된 서해안 2차 프로젝트 발주 등 HVDC 비중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매출액 2조5800억원, 영업이익 2001억원으로 작년보다 각각 10%, 26% 늘어날 것으로 보는 수치다. 주목하는 분야는 융합사업이다.
올해에도 국내 관급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거나 사우디와 아시아 등 매출 확대 등으로 매출은5.3%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그리드와 태양광, 전기차부품, 철도신호시스템 등 융합사업의 연간 R&D(연구개발) 금액은 300억원으로 올해에는 고정비 부담이 즐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신한금융투자 |
또 손익분기점에 도달한 전기차용 릴레이의 흑자전환, 태양광사업도 현재 매출 비중이 50~60% 중심인 모듈 중심에서 일본과 국내 EPC(발전소 건설)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적자를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대규모 ESS(에너지저장시스템) 수주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성장성 유지·배당정책 확대는 긍정적…실적 성과 지속 ‘자신감’
유진투자증권은 실적 성장에 비해 주가 상승에 빠르다는 판단이다. LS산전에 대한 투자의견은 기존 ‘매수(BUY)’에서 ‘중립(HOLD)’로 하향조정하지만 목표주가는 7만2000원을 그대로 유지했다. 성장사업에 대한 전망을 유지하고 있고 배당정책이 생각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LS산전은 작년 배당으로 주당 1100원을 결정했는데 이는 유진투자증권의 전망인 750원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앞으로 지속적인 성과에 대한 가시성에 신뢰감을 더해 준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작년과 같은 IT호황에 따른 추가적인 증설이 나타난다면 추가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기 때문에 앞으로 국내 증설 분위기 추이를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