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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카카오, 추가 성장 동력 위한 실탄 확보하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1.22 09:38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카카오가 10억 달러(약 1조원) 규모의 해외자본 유치에 성공했다. 이는 카카오의 해외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며, 추가적인 성장동력을 위해 카카오가 적극전인 M&A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 1조원 규모 해외 자금 유치… 3배 이상의 수요, 할인율도 4% 미만

카카오는 지난 18일 다음 달 초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을 10억달러 (1조원)규모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해외투자자들의 카카오에 대한 관심도는 매우 높았다.

10억달러의 3배에 달하는 30억달러에 달하는 수요가 몰린 것으로 집계됐다.일반적인 블록딜보다 낮은 수준의 할인율 3.7%로 결정했다.

주당 거래 가격은 17일 종가(13만 4000원)에 할인율을 적용한 12만 9000원이다. 카카오는 주문을 넣은 기관들을 상대로 배정을 마무리한 후 오는 24일 납입을 받는다. 발행된 신주는 내달 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되며 GDR는 다음 날 싱가포르 증권거래소(SGX)에 상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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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R 주요 발행 일정 (자료=흥국증권)


업계 분석에 따르면 이번 거래는 장기 보유 중심인 롱펀드(Long Fund)가 절반 이상의 물량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신주 상장 이후 대규모 물량 부담이 될 수 있는 오버행(Over-hang) 이슈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카오가 최근 일본에서 선보인 만화플랫폼 ‘픽코마’가 주목받고 있는 등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 진출 전략이 성과를 거두고 있어 해외 투자자들이 카카오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판단이다.

픽코마

▲카카오재팬에서 제공하고 있는 웹툰플랫폼 ‘픽코마’ (자료=픽코마)


◇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M&A 본격화…성장 위한 투자는 중장기 긍정적

카카오에서는 이번에 마련된 자금으로 게임과 웹툰, 음악, 동영상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 업체의 인수합병(M&A),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자금 유치에 대해서 증권가에서는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DB금융투자는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GDR 발행이 기존 주주들에게는 부정적인 뉴스지만, 카카오의 경쟁성 확보를 위한 자금 확보라는 점에서 나쁘게만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게임·동영상·웹툰 기업의 인수를 통해 국내를 벗어나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자회사 로엔 등과의 시너지를 창출해내는 모습을 반드시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카카오가 향후 생태계 확대와 선점을 위해 투자 확대가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해외 투자 유치 진행은 긍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케이프투자증권도 유상증자와 유사한 성격인 GDR 발행 부담보다는 인수 합병을 통한 성장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카카오의 재무상황은 로엔 인수로 대규모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으로 증자를 통한 기존 주주가치 희석은 불가피하기 때문에 이를 회복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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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12개월 Forward PE 추이 (자료=흥국증권)


◇ 카카오 투자사의 지분 가치 상승 꾸준…카카오뱅크· 모빌리티 사업 기대

한편 카카오가 그동안 지분투자를 해왔던 기업이나 자회사에 대한 가치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모빌리티

▲자료= 카카오모빌리티


흥국증권은 작년 2분기에 출시된 카카오뱅크 등 금융 분야에서는 뛰어난 접근성과 편리한 서비스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여주며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앞으로 카카오뱅크가 방카슈랑스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할 경우 보험서비스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카카오뱅크

▲자료=카카오뱅크


삼성증권은 카카오의 본업인 광고·컨텐츠·커머스 등 플랫폼 사업도 거래액 성장을 통한 가치 상승이 계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사업 역시 모빌리티의 수익모델 도입 본격화와 카카오뱅크의 신규 상품 출시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17만원에서 19만원으로 올려잡았다.

삼성증권

▲자료=삼성증권


◇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지분 가치 대부분 미반영…정책적 불확실성 커

한편 주가 측면에서 최근 이같은 증자 부담을 해소했던 것은 두나무의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 때문이었다. 지분법이익으로 업비트의 실적이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는 것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정책적 불확실성으로 두나무의 지분가치를 반영하지 않고 있다.

흥국증권에서는 두나무의 지분가치 1조~1.9조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최근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가치에는 반영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와 함께 카카오뱅크와 카카오게임즈의 가치를 추가 반영하며 16만원에서 17만원으로 목표가를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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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 거래 화면 및 이슈 (자료=흥국증권)


삼성증권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 거래액 증가로 카카오 순이익 기여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비트의 작년 12월 일평균 거래액 5조원과 추정 지분율 23.2%를 고려한다면 4분기 두나무는 200억원 가량의 지분 법이익을 카카오 연결 실적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규제 방침에 따라 업비트의 향후 존속 여부나 거래액 추이에 높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두나무의 현재 기업 가치를 카카오의 기업 가치에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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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삼성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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