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LG, SK, GS, LS, 두산, 한화 등 8개의 지주사 가운데 CJ, 삼성물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리 수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문재인 정부가 재벌개혁에 강한 의지를 나타내면서 지주사 주가도 연일 고공행진하고 있다. 각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편에 박차를 하고 있는데다 지주사들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면서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러브콜을 받고 있다.
◇ 1년간 주가성적표 보니...LG 홀로 ‘탑’ CJ는 ‘후진’
▲2017년 1월 11일부터 2018년 1월 12일까지 지주사 주가 상승률.(단위:%) |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LG, SK, GS, LS, 두산, 한화 등 8개의 지주사 가운데 CJ, 삼성물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두 자리 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와 지배구조 개편, 저평가 매력 등이 부각되면서 지주사들 주가를 밀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8곳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높은 종목은 단연 LG였다. LG 주가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6만~7만6000원대에서 횡보했지만 지난해부터는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월 11일 종가 기준 5만9700원에 불과했던 LG는 이달 12일 9만4300원으로 57.96% 급등했다. LG는 그간 지주사 가운데 가장 저평가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사진=나유라 기자) |
그러나 지난해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자회사들 실적 호조에 힘입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상장 계열사인 LG CNS, 서브원의 실적 개선도 눈길을 끈다. LG CNS와 LG서브원의 작년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각각 80.53%, 40.87% 올랐다.
LG 다음으로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곳은 SK였다. SK 주가는 최근 1년간 24.89% 급등했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들이 고르게 성장했고, SK실트론 등 꾸준한 인수합병으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반면 CJ는 나홀로 주가가 뒷걸음질치고 있다. 작년 1월 11일 19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이달 11일 18만원으로 6.25% 하락했다. 작년 말 CJ가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면서 CJ제일제당의 주당순이익(EPS) 희석 우려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19일 CJ제일제당은 삼각합병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CJ대한통운 지분율을 기존 20.08%에서 40.16%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서 올해 EPS가 7~8% 희석되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CJ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1조0612억2200만원으로 전년(1조622억8900만원)보다 소폭 감소한 점도 CJ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 증권사가 꼽은 올해의 최우선 지주사는 SK
지주사들의 주가 경쟁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상장사들 지배구조 개편 이슈가 끝나지 않은데다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가 저렴하다는 인식이 많기 때문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가 조정을 받다보니 다른 종목들로 온기가 퍼지고 있다"며 "특히 지주사의 경우 기관투자자들 중심으로 수요가 높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주사로 SK를 꼽았다. SK이노베이션의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가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에 나서면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 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갖고 신기술 투자, M&A 등에 주력하면서 주가와 실적도 상승세를 탈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16곳이 추정한 SK 목표주가는 37만9625원으로, 현 주가보다 최대 32.96%까지 상승 여력이 있다.
두산의 활약도 관심사다. 두산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 2680억원으로 전년보다 57.2% 오르고, 당기순이익은 815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트롤의 중국시장 성장 수혜 등 기존 사업 강세에 면세점 흑자전환 등을 감안하면 현재 주가는 절대 저평가 영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동양 연구원은 "올해는 전자의 신사업 진출, 모트롤의 중국 수혜 등 기존 사업에 면세점 흑자전환, 연료전지 성장세 등도 기대된다"며 "현재 주가는 순자산가치(NAV) 대비 49% 할인된 절대 저평가 영역"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