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헌우의 車스토리] 개척하려는 르노삼성, 넘어서려는 쌍용차

여헌우 기자 yes@ekn.kr 2018.01.13 11: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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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사진=쌍용자동차)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 쌍용자동차의 신차 ‘렉스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4영업일만에 2500여명이 사전계약을 신청했다고 하네요. 해당 차량의 월간 판매 목표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코란도 스포츠의 후속 모델이라는 후광이 상당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렉스턴 스포츠는 국내 유일의 픽업트럭입니다. 덮개 없는 짐칸을 갖춘 차의 일종이죠. 남성적인 이미지를 갖춰 ‘매니아 층’이 많습니다. 화물차로 분류되는 탓에 2.2ℓ 엔진을 품었음에도 연간 자동차세가 2만 8500원에 불과합니다. 동급 경쟁 차종의 세금은 50만 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장점이죠.

# 어찌된 일인지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를 소개하며 ‘픽업트럭’이라는 단어를 기피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활동에 ‘오픈형 SUV‘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고요. 오픈형 SUV? 생소하고 어색합니다. 그럼에도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를 SUV 전쟁터에 출전시키려고 합니다.

사실 최근 들어 쌍용차는 시장의 후발주자로 들어와 점유율을 높여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소형 SUV의 대명사로 불리는 티볼리도 사실 트랙스, QM3 등이 닦아놓은 시장에 뒤늦게 진입한 차량입니다. G4 렉스턴 역시 모하비가 수년간 다져놓은 대형 SUV라는 이미지를 잘 계승해 왕좌에 올랐고요.

렉스턴 스포츠를 SUV로 포장하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어차피 픽업트럭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차를 구매할 것입니다.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까요. ‘오픈형 SUV’라고 마케팅을 한다면 싼타페·쏘렌토 구매 예정자들의 이목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르노삼성자동차는 신차를 선보이며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없던 시장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작전을 펼치고 있죠. 지난 2013년 QM3 도입이 시발점이었습니다. 르노삼성은 이 차를 통해 크로스오버차량(CUV)을 널리 알렸습니다. 소형 SUV 시장 역시 초기에는 QM3가 이끌어 왔습니다. 유럽 공장에서 만든 차량을 수입·판매하는 방식을 도입했다는 점도 획기적이었다는 평가입니다.

SM6도 마찬가지. 르노삼성은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장르를 만들어냈습니다. 쏘나타, K5, 말리부 등 쟁쟁한 경쟁자들과 정명승부 대신 ‘자신들만의 놀이터’에서 노는 것을 택한 것입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습니다. 이어 출시된 QM6 역시 ‘프리미엄 중형 SUV‘라는 수식어를 붙였습니다.

#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한국 회사로 출발해 외국 자본으로 주인이 바뀌었습니다. 내수 시장에서 판매 3~4위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습니다. 회사 경영환경이 악화돼 바닥을 치고 올라온 경험을 했고요. 최근 몇 년간 승승장구 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분모입니다.

신차 전략이 조금 다를 뿐입니다. 르노삼성은 개척하려고 하고, 쌍용차는 넘어서려고 합니다. 어느 쪽이 정답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차량 품질이 우수하다면 마케팅 방향은 중요하지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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