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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영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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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삼성전자, 확인할 것이 많아지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1.10 11:35
[에너지경제신문 김순영 전문기자]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은 부진했다. 영업이익은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것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기대를 갖고 있던 매출 증가도 없었다.

여기에 인텔의 멜트다운 등의 보안 관련 버그 이슈와 낸드가격의 하락세 등은 반도체 수요예측을 하는데 있어 불확실한 요소가 되고 있다.


◇ 올해 실적도 긍정적…반도체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 존재해

지난 9일 발표한 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 매출 66조원과 영업이익 15조1000억원은 기대치와 시장 컨센서스를 모두 밑돈 수치다.

증권가에서는 원화강세와 특별보너스를 합쳐 1조원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며 12월 중반 이후 실적에 대한 전망을 낮추고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실적을 두고 증시에서는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실적이 다소 줄어들겠지만 기대감은 여전했다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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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분기 영업이익 15.1조원, 컨센서스 소폭 하회 (자료=KB증권)

증권가에서는 대부분 삼성전자의 올해 실적은 여전히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DB금융투자는 4분기 잠정실적이 예상에 소폭 미달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다는 평가다.

영업이익은 특별상여금에 낸드 물량 감소, 스마트폰 물량감소에 마케팅 비용 등 일회성 비용 증가가 늘어나면서 4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올 1분기에는 전 사업부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일회성 비용이 없어지고 디램 가격 상승이 지속될 수 있어 최소한 작년 4분기 이상의 영업이익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해외고객 물량 감소분을 캡티브 고객이 충분히 상쇄할 수 있어 개선된 실적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스마트폰 부문은 갤럭시 S9이 S8 출시 시점보다 빠르게 출시될 것으로 보여 그 효과가 올해 1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최소 16조원 이상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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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4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삼성전자의 불확실성 해소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타이트한 메모리 수급이 지속되고 하반기 애플의 플렉서블 OLED 독과점적 공급구조가 이어지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을 5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올해 실적 기준으로 봤을 때 글로벌 경쟁사 평균 대비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좀 더 보수적인 시각도 있다. 삼성증권은 반도체에 가려진 점들을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은 기대보다 조금 높은 11조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가격 전망은 수급으로 보면 여전히 안정적이나 고객의 가격압박에 따라 예측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일부 공급자의 낸드 가격인하가 전체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4분기부터 시작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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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의 공급과 수요 전망 (자료=한국투자증권)


낸드 가격은 1분기에 작년 4분기보다 12% 하락하고 디램 가격은 1분기 소폭 올라갈 것으로 봤다. 그러나 2분기 환경은 예측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은 다소 실망스러운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디스플레이도 1조원 중반으로 예상치인 1조9000억원을 하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갤럭시S9의 조기출시와 OLED패널을 통해 연간 성장을 이어가겠지만 시장 기대감은 줄어들고 있다는 판단이다.


◇ 삼성전자의 디램 투자 확대 주목…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최근 이슈도 확인해야

하이투자증권은 4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 이후 삼성전자의 반도체 핵심을 3D낸드에서 디램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투자는 작년까지 3D 낸드 중심이었지만 올해부터는 디램 중심으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디램 투자 재개는 올 2분기 이후 디램 공급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인텔 등 CPU의 멜트다운 및 스펙터 버그 사태에 대한 진행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따른 시스템 성능 하락 효과가 일반용 PC에는 제한적이고 IDC나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는 다소 클 것으로 예측된다. PC 교체가 급하지 않은 일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보안 문제가 해결된 CPU의 출시를 기다리며 PC 구매를 늦출 가능성이 있고 IDC나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들은 떨어진 성능을 복구하기 위해 서버 구매량을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같은 이슈는 향후 소프트웨어 패치의 효과 정도, 해킹 문제 발생 여부에 따라 반도체 수요에 극단적으로 긍정적 또는 부정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어 진행 상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 4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10일 미국 증시에서도 반도체주들이 일제히 하락했다.

낸드 메모리 칩 가격 하락하고 있는 시점에서 삼성전자의 부진한 실적 발표에 따른 우려감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에서는 이와 함께 모건스탠리가 삼성전자의 1분기 이익 전망치를 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점도 부담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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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작년 12월 디램익스체인지에서는 올해 낸드 공급 증가가 수요 증가보다 크기 때문에 공급 과잉상황을 초래해 낸드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언급했던 것도 부담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인텔 CEO가 CES 기조연설에서 마이크론과 12년간 협력관계를 해소한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기업 간 경쟁이 본격화되면 향후 제품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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