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가 CES 2018에서 공개할 3E 컨셉 로봇들. (사진=혼다) |
[에너지경제신문 이상훈 기자] "CES 2018은 올해 화두였던 인공지능(AI)가 한층 실생활에 적용되는 사례들을 경험할 수 있는, 본격적인 AI 세상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될 겁니다."
내년 1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8에 대한 질문에 글로벌 ICT 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제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CES는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 경쟁의 장이며, 2018년도 한 해의 ICT 메가트렌드를 예측할 수 있는 장이어서 거의 모든 산업군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많은 기업에서는 초연결사회로의 진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회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CES 2018에서 눈여겨 볼 만한 키워드 5가지를 꼽아봤다.
◇ SF 영화 속 집이 현실로... 5G로 실현하는 스마트시티
CES를 주관하는 CTA(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는 2018년 CES 화제로 5G 이동통신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시티 건설 가능성을 꼽았다.
5G 이동통신은 스마트시티 건설의 핵심기술로, 전 세계 사람들의 생활방식의 변화뿐만 아니라 생활방식까지도 바꿔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5G는 현재의 무선통신보다 최소 40배, 최대 100배 더 빠른 속도를 기반으로 다양한 센서들을 연결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이 5G와 결합됨으로써 전력소비 감소, 출근 전 교통체증 분석, 인구 고령화에 따른 노년층과 장애인의 보호 및 관리 등 다양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CTA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전 세계의 스마트시티 프로젝트 진행은 38% 증가했으며, 2020년까지 약 344억 달러 규모로 관련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기관인 액센추어(Accenture) 전략팀 역시 5G 기술로 인한 미국 내 경제 파급효과는 약 5000억 달러로 예측되며 관련 직종만 300만 개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치를 내놓았다.
이에 맞춰 세계 이동통신사들은 5G 관련 기술 개발, 보급, 활용에 약 275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다. 노키아의 마커스 웰던(Marcus Weldon) 최고 기술 디렉터는 CTA와의 인터뷰에서 5G는 ‘모든 것의 자동화(Automation of Everything)’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이번 2018년 CES에서는 스마트시티 전문 전시관이 별도 설치돼 마켓플레이스 형식으로 기업들이 자신들의 스마트시티 관련 신기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 좀 더 현실로 다가온 자율주행 자동차
CES 전시 기간 중 매일 유력 연사들이 산업에 대해 연설을 한다. 내년 CES에서 전 세계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연설할 연사들이 선정됐는데 개막일인 9일에는 짐 해켓 포드 CEO가 연설을 한다. 지난해, 올해에도 자동차 업계의 연설이 있었을 정돌 CES에서 자동차 업계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2018년을 기점으로 촉발될 5G 이동통신 기술은 자율주행 자동차의 핵심기술이기도 하다. CES 2018에서는 인공지능과 5G 통신기술이 한층 정교화돼 자율주행 자동차용 인공지능 시스템, 데이터 분석, 교통, 네트워크 인프라, 센서 등이 새롭게 전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율주행 자동차를 전시하는 자동차 업계들도 대폭 늘었다. 포드를 비롯해 BMW, 닛산, 도요타, 현대기아차, 다임러, BMW, FCA(Fiat Chrysler Automobiles N.V.)가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 여기에 한 술 더 떠서 스위스 자동차 디자인 회사 린스피드(Rinspeed)는 라스베이거스 하드록호텔 하만 쇼케이스 현장에서 컨셉카인 자율주행 마이크로 버스 ‘스냅(SNAP)’을 전시한다.
사실 자동차 업체들의 CES 전시는 예견된 일이다. 자율주행 외에도 커넥티드 카 등 자동차 산업과 ICT 산업의 융합이 해마다 늘고 있기도 하고, 또 CES 직후인 1월 13일부터 28일까지 북미 최대 자동차 전시회인 디트로이트 모터쇼가 열리기 때문이다.
◇ 미래 사회 위협할 사이버 범죄 해법 ‘사이버 보안’ 대두
CES 2018년 트렌드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 하반기 기준, 사이버보안이 인류에게 가장 위험한 위협 중 하나로 꼽혔다. 실제 올해 5월에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랜섬웨어 공격으로 인한 피해 금액은 약 25억 달러에서 50억 달러 사이로 조사됐을 정도다.
네트워킹 하드웨어, 보안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시스코(Cisco)의 사이버보안 보고서 2017에 의하면, 무선인터넷과 모바일 기술의 발달로 인해 대부분의 기기가 연결돼 개인정보들을 인터넷 클라우드로 저장하고, 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에 대한 해커들의 위협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5월 전 세계를 강타한 랜섬웨어 중 하나인 워너크라이(WannaCry)는 랜섬웨어 공격의 대표사례로, 마이크로소프트의 운영체제의 취약점을 악용해 네트워크 안에서 스스로 악성코드가 퍼지게 하는 방식을 통해 순식간에 대규모로 퍼져 전 세계에 큰 손해를 끼쳤다.
CES는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21년까지 사이버 공격으로 인한 손실이 약 6조 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CES 2018에서도 사이버 보안 시장에 대한 포럼이 계획돼 있으며 글로벌 IT 기업들이 참여해 사이버보안의 중요성과 해커들의 위협에 대한 대응전략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사이버 보안은 스마트 시티, 자율주행 자동차, 이동통신 서비스, 통신, 대중교통 등 모든 산업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CTA는 CES 2018의 사이버 보안 존을 별도로 두고, 30개 정도의 전문 사이버 보안 기업들의 보안 전문 신기술과 관련 제품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 인간과 공존하는 다양한 로봇의 등장
마징가나 아톰 같은 로봇 캐릭터만 ‘로봇’이 아니다. 로봇(Robot)은 스스로 보유한 능력에 의해 주어진 일을 자동으로 처리하거나 작동하는 기계를 의미한다. 공상과학영화나 만화책처럼 사람과 대화를 주고 받는 인간형 로봇은 아니지만 이미 로봇은 산업현장 최일선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다.
물론 CES에는 그 보다 더 똑똑한 로봇들을 만날 수 있다. CES 2017에서도 로봇이 화제였다. 가정용 로봇, 청소로봇, 비서 역할을 하는 홈 어시스턴트 로봇 등 다양한 로봇들이 전시됐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CES 2017에서 스마트 가전과 연계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홈 허브(Hub) 로봇과 정원을 손질하는 로봇, 공항·호텔 등 공공장소에서 안내를 하거나 청소를 하는 B2B 로봇 등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경비 로봇, 학습 로봇, 바리스타 로봇 등 약 30개의 기업들이 CES 2017에서 자동화 로봇 제품들을 선보이며 관객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
CES 2018에서 선보이게 될 로봇은 좀 더 진일보한 제품들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협업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능들이 강조될 전망이다. 2017년 11월 현재 미국에서만 약 26만 대의 로봇들이 일터에서 활용되고 있는데 앞으로는 기능은 더 향상되고 가격은 낮아지며 로봇의 구매는 폭발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CES 2018은 ‘자동화’를 주제로 관련 기업들이 로봇을 활용한 새로운 기술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미 로보틱스 마켓플레이스가 별도로 마련됐다.
일본 혼다는 3E (Empower·Experience·Empathy)를 표방하며 다양한 컨셉의 로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 더 폭넓게 연결되는 IoT 가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CES에 매년 참가하는 전통적인 가전업체들은 내년 CES의 화두로 ‘초연결사회’로 꼽으며 다양한 제품들의 연결성을 앞세울 전망이다. 바로 사물인터넷(IoT)이다.
이미 IoT는 지난 3년간 계속 강조됐던 부분이라 새로움은 덜하지만 이제는 가전제품이 일종의 통신기능과 컴퓨터 기능을 더하게 됐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과 빅데이터까지 결합되면서 스스로 알아서 사용자의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최적의 사용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CES 2018에 전시되는 TV,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에어컨 등이 모두 연결 가능한 IoT 가전이 된다. 삼성전자는 자사 가전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러 업체들과의 ‘오픈커넥티비티재단(OCF) 규격 기반 연동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서비스를 시연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처드 위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CEO도 올해에 이어 2년 연속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며 AI, IoT, 스마트 디바이스에 적용된 화웨이의 미래 연결기술과 전략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