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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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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따뜻해지는 지구…풍력 발전 효율 낮추는 주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2.18 16:53

▲독일 서북부 엠덴에 위치한 풍력 발전 터빈. (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급부상한 대체 에너지 풍력발전. 비용 하락폭이 가팔라지면서 지난 10년간 풍력에너지의 발전량은 5배 이상 급성장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내륙 지역의 바람 세기가 약해짐에 따라 발전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 중부 같은 경우, 풍력 발전 세기가 5분의 1 가량 급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풍력 세기가 감소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 소속 크리스토퍼 카르나우스카스 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구 온난화로 인해 미국, 영국, 지중해 등 북반구 지역 전반의 풍력에너지 세기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호주 동부의 풍력 발전량은 급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연구는 기온 상승이 풍력 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한 첫 연구로, 현재 풍력발전에 힘을 쏟고 있는 많은 지역에서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게재됐으며, UN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와 동일한 기후 모델과 미래 탄소배출량을 사용했다.

보고서의 저자인 미국 콜로라도대학교 볼더캠퍼스 소속 크리스토퍼 카르나우스카스 연구원은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더 이상 풍력 발전에 투자해선 안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다만, 미래 풍력 발전 프로젝트를 계획할 때 이같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풍력 발전 단지 전체가 세계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데 얼마나 효과적일 지도 재고해봐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풍력 에너지의 손실은 미국 중부부터 영국, 러시아, 일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만약 기후변화 대응에 실패해 탄소배출량이 미래에도 높은 수준을 보인다면, 풍력 에너지의 증가 속도는 더 늦춰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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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0년까지 예정된 풍력 발전 프로젝트. 승자-일본, 미국 중부, 영국, 패자-호주 동부, 브라질 동부, 서아프리카. (단위=공급량 변화 kW, 퍼센트, 표=가디언)


감소폭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된 것은 일본이다. 이제 막 풍력 발전 시장이 개화하기 시작한 일본의 발전량은 58kW, 약 10% 감소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중부는 49kW로 2순위에 머물렀으나, 현재 평균 풍력 발전 세기가 일본보다 약하기 때문에 변화폭은 17%로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영국은 36kW, 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호주 동부는 온난화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카르나우스카스 연구원은 호주 동부의 풍력 에너지가 전세계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발전량이 48kW, 23% 급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 동부, 서아프리카가 각각 35%, 40%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카르나우스카스 연구원은 "미국 중부 등 내륙 지역에서 풍력 발전량이 감소하고 호주 동부 등 해안 지역에서 증가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육지가 바다보다 빠르게 따뜻해지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의 원동력은 해안과 육지 간 온도 차이에서 비롯된다. 역설적이게도,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해안지역의 풍력 발전 세기가 강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반구 지역에서의 풍력발전의 세기를 가르는 것은 북극과 열대 지방의 온도차다. 북극의 기온은 점점 더 빠르게 상승하고 있고, 온도차가 줄어들면서 풍력 발전 세기도 약해지는 것이라고 카르나우스카스는 덧붙였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브라이언 호스킨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교수는 "온난화로 인해 풍력의 세기가 감소할 수 있다는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우리의 모든 활동에 어떤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지 추산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면서 "기후변화가 인간의 삶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다 다각적인 차원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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