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국제유가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감산협약을 연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의 증산과 재고 증가에 대한 우려가 커져 유가를 끌어내렸다.
1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3%(0.19달러) 하락한 55.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같은 시각 0.90%(0.56달러) 떨어진 61.3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WTI와 브렌트유는 각각 4거래일, 5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주에 기록한 2년 만에 최고치에서 하락했다. 미국의 증산이 OPEC과 비회원국들의 감산 노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글로벌 원유 공급이 감소함에 따라 유가 강세 전망에 펀드들이 매수 포지션을 늘려 유가를 지지했다.
OPEC이 오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감산협약을 연장할 것이란 기대감이 최근 유가 하락폭을 제한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OPEC의 정례회의가 끝난 후에야 유가의 방향성이 확실해 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IAF 어드바이저의 카일 쿠퍼 애널리스트는 "분명 미국의 산유량은 둔화되고 있지 않다"며 "원유 수입이 계속 증가하고, 수출이 반등하지 않는다면 기저의 유가 강세 전망은 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앞으로 10년 안에 미국이 글로벌 원유 증가분의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산유량은 일평균 965만배럴로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 중간 이후 약 15% 증가했다.
반면 세계 다른 대부분 지역의 원유 재고는 역사적으로 평균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RBC캐피털마켓의 마이클 트란 이사가 전했다. 그는 "최근 유가 랠리와 몇 주간 나타난 사상 최대 수준의 원유 수출이 동시에 발생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