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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들수첩] 최신 판결문 열람은 꿈도꾸지 마라?

박기영 금융증권부 기자

박기영 기자pgy@ekn.kr 2017.11.15 11:23:46

 

박기영 증명사진


현행법에 보장된 국민의 권리인 ‘판결문 열람’이 불합리한 공개절차와 개인정보보호 문제로 유명무실해졌다. 이는 개인은 물론 법률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변호사들까지도 겪는 문제다. 변호사조차 최신 판결문을 열람을 위해서는 각급 법원에 각종 인맥을 동원해야 한다.

판결문을 입수할 수 있는 방법은 판사 인맥 등을 통해 ‘뒷구멍’으로 받는 방법을 제외하면 딱 두가지다. 하나는 종합법률정보를 통해 공개된 0.2%의 판결문 중 자기가 필요한 판결문이 있기를 기도하는 방법이다. 현실적이지 않다. 또 하나는 대법원 특별 열람실에 한달 전쯤 예약하고 방문해 검색을 통해 판결문을 검색하고 사건번호를 기재해 온 뒤 해당 법원에 인터넷을 통해 사본을 신청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어이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법원 내규상 2013년 이후 선고된 형사사건 판결문에 대해서는 당사자 이름을 적어야 하는 ‘인터넷 열람’을 통해 제공하고 있는데, 유일하게 사건 검색이 가능한 특별열람실에서는 ‘개인정보’인 당사자명은 메모를 해서 나올 수 없다. 한마디로 2013년 이후 판결에 대해서는 판결문을 받아보지 말란 뜻이다. 법조계조차 정권이 바뀌면 판례가 바뀐다고 입을 모으는 상황에서 법원이 ‘최신 판례를 보는 것은 꿈도 꾸지 말라’고 횡포를 부린다.

‘명분’은 좋다.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사자는 죽을 맛이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를 피해 판결문을 구해야 한다. 이는 각급 법원에 ‘뒷줄’을 충분히 대지 못한 변호사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다.

사실 이런 논란이 있어서는 안된다. 현행법은 헌법, 민사소송법, 형사소송법 모두에서 판결문에 대해 ‘누구에게나 공개하도록’ 명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변호사도 판결문을 구하기 힘들고 일반인은 더 힘들다. 변호사는 생계가 달린 문제이며, 일반인은 일생이 달린 문제다. 일반인이 판결문을 필요로 한다는 것은 법적 분쟁이 임박했거나 이미 휘말렸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일생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하는 급박한 상황일 수도 있고, 무엇보다 절박한 심정일 것이다. 소위 ‘10대 로펌’이라 불리는 대형 법무법인도 판결문을 구하지 못해 관련 기사를 쓴 기자에게 사건번호라도 알려달라고 부탁하는 게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언론에서 그동안 줄기차게 지적을 하고 있지만 도무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적폐청산은 엄청난 정치권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국민들이 일상에서 부딪히는 어려움부터 법원이 살펴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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