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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 불자 ‘월동 준비’ 분주해진 산업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0.17 14:00

▲지난 4월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노사가 올해 임단협 상견례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입동(立冬)을 20여일 남긴 가운데 산업계에서는 ‘겨울나기’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을 둘러싼 이상 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노사 갈등, 인사 문제 등 저마다 고민을 안고 있어 기업 전반에 벌써부터 찬바람이 불고 있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권오현 부회장이 퇴진하는 등 내부에 ‘인사 태풍’이 불고 있어 시끄럽다. 사실상 그룹 내 ‘세대교체’ 신호탄이 발사되면서 내부 조직망 정비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가운데 총수 대행인 권 부회장까지 옷을 벗어 리더십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 이후 해체됐던 미래전략실(미전실)과 유사한 그룹 컨트롤타워가 부활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전 업계에서는 미국이 보호무역 장벽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는 점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이 한국산 세탁기 등을 대상으로 ‘긴급 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할지 여부는 오는 19일(현지시간) 국제무역위원회(ICT) 공청회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삼성·LG전자는 물론 정부까지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동차 업계 최대 관심사는 단연 임금 협상이다.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등 주요 업체들 노조가 대부분 강성으로 분류되는 금속노조 소속이라 매년 노사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노조에 강성 집행부가 새로 자리잡으면서 이르면 다음주께 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4월 상견례 이후 추석 연휴가 지날때까지 올해 임단협에 접점을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가 8차례 부분파업을 벌여 총 3만 8000대의 차량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아차의 경우 집행부 선출을 새로한 뒤 임단협에 돌입해야 한다. 문제는 지난 8월 선고된 통상임금 1심 판결로 인해 노사간 감정이 크게 상해있다는 점이다. 사측은 인건비 상승 부담 등을 이유로 잔업·특근 중단을 선언했고, 실질적으로 임금이 줄어들게 된 노동자들도 단체 행동을 준비하고 있다. 기아차에서 시작된 ‘통상임금 후폭풍’은 향후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회사가 최근 3년간 2조 원이 넘는 누적 적자를 낸 가운데 노조는 임금을 인상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을 기점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맺은 ‘장기발전 기본협약’ 기간이 만료됐다는 점이 이목을 끈다. GM이 한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는 세간의 소문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조선 업계 분위기도 비슷하다. 현대중공업 역시 노사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임단협은 물론 2016년 협상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일감 부족으로 순환 휴직에 돌입하는 와중에도 승자 없는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연휴 이후 새 집행부의 태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긴 하지만 당장 노사 합의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상이다. 삼성중공업도 대화에 난항을 겪으며 지난해와 올해 임금 협상을 묶어서 진행 중이다.

여름 휴가와 추석 황금연휴 성수기를 보낸 항공·여행 업계에서는 각종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쏟아내며 고객 유치에 한창이다. 특히 경쟁이 심화한 저비용항공사(LCC)들은 다양한 특가 항공권을 선보이며 안정적인 좌석 점유율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진에어는 호주 케언스, 홍콩, 제주도 등 항공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바른휴가 특가’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2일까지 겨울 출발 노선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행사를 활용할 경우 후쿠오카행 비행기를 최저 4만 8000원에 탈 수 있다. 이스타항공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과 손잡고 국내선 4개 노선, 국제선 10개 노선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양국 간 하늘길 교류가 아직 활발하지 않지만 일본·동남아 노선 등에 집중 투자해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게 이들의 목표다. 여행 업계에서는 사드 보복 이후 일본·동남아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폭발적으로 늘며 판매·수익 등이 오히려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계 한 관계자는 "4분기가 시작된 가운데 대부분 산업 현장에서 임금으로 인한 노사 갈등 등이 이어지고 있어 겨울나기 준비가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며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보다 강경한 태도로 나설 가능성도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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