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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테크족 잡아라"…은행권, 금융상품 출시전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10.1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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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각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짠테크’ 열풍이 거세다. 짠돌이와 재테크의 합성어인 짠테크는 적은 액수라도 꾸준히 저금해 목돈을 마련하는 재테크 방식을 뜻한다.

저성장 기조가 이어지면서 푼돈이라도 꾸준히 모으자는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금리가 소폭 상승한 것도 짠테크 열풍을 뒷받침한다. 한국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정기예금 1년 만기의 평균 금리는 8월 기준 연 1.6%로, 1년 전인 지난해 8월 1.36%보다 0.24%p 상승했다. 아직 금리는 낮은 수준이지만 이자 수익이 상승 추세로 돌아졌다는 점은 눈에 띌 만한 변화다.

이에 금융권에서도 짠테크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상품에서부터 모바일앱에 이르기까지 소비자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낭비 지출을 공략해 새는 돈을 저금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커피값 아껴 매일 저금…짠테크 겨냥 상품 ‘봇물’

주요 은행에서는 짠테크 열풍에 따라 소액이지만 일정기간을 저금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선보인 ‘KB라떼 연금저축펀드’는 매일 라떼 한잔 가격을 아껴 노후자금을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짠테크’족의 관심이 높다.

매일 또는 매주 아낀 금액을 수시로 적립하는 우리은행의 ‘위비 짠테크 적금’이나, 자투리 금액을 저금하면 해당금액을 이자와 함께 매달 돌려받는 신한은행의 비대면 상품 ‘한달애(愛) 저금통 저축예금’도 소액으로 꾸준히 저축할 수 있는 상품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쓸 때마다 하루에 몇 번씩 일정 금액이 적금이나 펀드 계좌 등으로 자동 이체되는 IBK기업은행의 ‘IBK 평생설계저금통’은 지난 2015년 출시된 후 최근 들어 다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KEB하나은행의 ‘오늘은 얼마니? 적금’은 이용 고객에게 영업일 하루 한 번씩 은행에서 일일 저축을 응원하는 알람 문자를 보낸다. 알람 문자에 고객이 답장을 보내면 해당 금액만큼 계좌이체가 된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도 ‘짠테크’에 유용…가계부앱도 인기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는 일반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짠테크 수단으로 꼽힌다. 케이뱅크의 ‘남길 돈’이나 카카오뱅크의 ‘세이프박스’는 입출식통장 잔액에서 지정해둔 일정 금액에 연 1.2% 금리를 제공한다.

‘가계부앱’도 인기다. 사용자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소비와 저축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편리함과 효율적인 소비습관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하나금융그룹이 SK텔레콤과 함께 선보인 ‘핀크’는 인공지능(AI) 지출관리 서비스다. 챗봇인 ‘핀고’를 이용해 소비 현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사용자의 수입·지출 현황을 분석해 소비 패턴을 조언해 주기도 한다.

13개사 주요 금융사들과 제휴해 자산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뱅크샐러드’, 문자메시지로 전송되는 카드사용 내용을 분류하는 ‘페이랩’, 지출내역을 보여주는 ‘클립’ 등도 선호가 높다.


◇‘불안한 미래소득’에 짠테크 열풍, 경제엔 괜찮을까

금융업계에 불어닥친 짠테크의 열풍을 아껴쓰는 사회풍토로 마냥 좋게만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소득이 보장되지 않으니 당장 허리띠를 졸라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에서다. 실제로 가계 실질소득은 7분기 연속 후퇴하면서 미래소득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짠테크로 인해 소비를 ‘금기시’하고 있는 분위기로 바뀔 수 있는 만큼 국내 경제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짠테크 현상만으로 소비가 축소될 것으로 우려하는 건 섣부르다"면서도 "기업 투자가 활발하지 않은 상황에서 돈을 쓰지 않고 모아두기만 하는 분위기가 퍼지면 국가경제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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