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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들수첩] 다주택자 규제, 신뢰를 잃었다

신보훈 기자bbang@ekn.kr 2017.10.12 11:42:29

 
증명사진

▲건설부동산부 신보훈 기자


강남의 집값이 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명문 학군과 학원시설, 편리한 교통, 밀집된 업무시설 등 수요에 대한 기대가 확실하다. 여기에 부동산 정책을 만드는 고위 공직자들도 강남에 보유한 주택이 상당하다고 하니 강남 부동산 시장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가 없다.

지난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1급 이상 고위공직자 655명(배우자 보유 포함)을 전수 조사한 결과 275명이 2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고위공직자 10명 중 4명은 다주택자인 셈이다. 3주택자는 47명, 4주택자는 17명, 5채 이상의 주택 보유자는 16명에 달했고, ‘부동산 시장의 꽃’ 강남 4구에 위치한 주택은 28.7%이었다. 

현재 재직 중인 고위공직자는 박근혜 정부 시절 임명된 인사가 많기 때문에 이전 정부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는 어떨까?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공직자 재산 공개 대상인 청와대 고위공직자 15명 중 8명이 2채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정부에서 임명한 17명의 장관 중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포함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 총 10명이 다주택자로 조사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할 당시 "이번 부동산 대책 특징은 집 많이 가진 사람은 불편하게 되는 것"이라며 "내년 4월까지 시간을 드렸으니 자기가 사는 집이 아닌 집들은 파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고강도 규제를 해나가겠다는 선언적 발언이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냐는 비판이 제기되자 정부는 ‘은퇴 후 거주’, ‘매각 불발’ 등 다주택 소유에 대한 이유를 해명했다. 하지만 누구나 사정은 있다. 김현미 장관의 선전포고는 공허한 울림이 됐고,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정책은 신뢰를 잃었다.

서민들은 집 한 채를 갖기도 힘들어 허덕이고 있다. 대출을 받지 않고 자력으로 집을 마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과 가계부채 관리를 목적으로 서민 대출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대출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금융권은 지갑을 닫았고, 서민들은 주택 구매가 더욱 힘들어졌다. 그나마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상당수는 매월 내는 월세 걱정에 몸살을 앓는 실정이다. 서민들 입장에서 ‘다주택 고위공직자’를 바라보면 상대적 박탈감이 들 수밖에 없다.

12일부터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토교통위원회는 첫날 국토교통부를 시작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19일간의 일정이 예정돼 있다. 국감에서는 부동산 규제책의 성과, SOC 예산 축소, 4대강 담함 등 다양한 논의가 준비돼 있지만, 가장 시급한 일은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내로남불’의 자세가 아닌 투명하고 진실한 자세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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