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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View] 50달러 복귀한 국제유가, 더오를까?

내년 유가 전망 놓고 의견 '분분'

한상희 기자hsh@ekn.kr 2017.09.26 08:11:27

 

▲25일(현지시간) 서부텍사스원유(WTI) 11월물은 1.56달러, 3.1% 상승한 배럴당 52.2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이후 최고치다. 브렌트유 11월물은 2.16달러, 3.8% 오른 배럴당 59.02달러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15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사진=이미지 투데이)



그간 고전하던 원유시장이 모멘텀을 확보한 모습이다. 이달 들어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뉴욕시장의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런던의 브렌트유는 각각 배럴당 50달러, 55달러를 넘어서며 수개월래 가장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다만 내년도 유가 전망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하다. 상승동력을 확보해 배럴당 60달러로 치솟는다는 시각부터 배럴당 40달러까지 폭락한다는 보고서까지 시각이 엇갈린다.

닉 커닝엄 오일프라이스 연구원은 "여전히 몇 가지 위험성이 남아있지만, 재고와 수요 측면에서 펀더멘털적 요인이 견고하다"면서 "내년도 평균 유가는 배럴당 60달러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량 감소, 견고한 수요, 재고 감소 등 모든 요인이 유가 상승을 가리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 "유가 더 오른다"…공급 줄고 수요 늘고 재고 줄고

▲2016년 1월∼2017년 7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재고 vs 5년 평균. 석유 제품(자주), 원유+천연가스액+휘발유·디젤 등 공급원료. (단위=일일 백만 배럴, 표=오일프라이스)


실제로 세계에너지기구(IEA)가 지난 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원유 공급은 지난 8월 72만 배럴로 급감했다. 공급이 줄면서 세계 원유 재고 중 상당량 소진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흥미로운 사실은 정제유 재고가 세계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부분이다. 실제로 지난 3개월간 정제품 재고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IEA에 따르면,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정제품 재고 공급과잉분은 3500만 배럴로 올초 1억300만 배럴 대비 3분의 2 가량 대폭 감소했다.

시장 수요 역시 상당히 견고하다. IEA는 2018년 수요 전망에 대해 한달만에 150만 배럴에서 160만 배럴로 상향조정했다. 유럽, 미국, 아시아의 강력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수요 측면에서도 펀더멘털이 튼튼하다고 IEA는 분석했다. 가령 지난 6월 미국 휘발유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66만5000배럴 늘었다. IEA는 견고한 수요를 바탕으로 정제유 재고가 올해 안에 5년 평균치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커닝엄 연구원이 제시한 지표들은 몇 달만에 최고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유가와 궤를 같이 한다. 11월분 WTI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배럴당 50.66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24일 이후 최고가다. 브렌트유는 56.86달러로 장을 마감하며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유 재고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기본적으로 정제품보다 높은 기준점에서 시작한다. 즉, 휘발유와 디젤유 재고가 원유보다 더 빠른 속도로 감소한다는 것은 원유 재고 급감의 전조현상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IEA는 "정제소들이 재고를 전량 소진하고 나면, 부족분을 피하기 위해 처리를 강화할 것"이라면서 "석유 정제품 재고가 5년 평균 수준까지 줄어들면, 정제업체들은 가동률을 높일 것이고, 이는 결국 상업적 원유 비축량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단기 부동 재고 수준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IEA에 따르면, 현재 글로벌 원유 단기 부동 재고는 5년 평균 범위를 밑돌고 있으며, 지난 2014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유식 저장장치는 원유를 저장하는 가장 비싼 방법이기 때문에, 통상 재고가 줄어들 때 가장 먼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브렌트유 선물 시장이 백워데이션(선물가격이 미래 현물가격보다 낮게 이루어지는 상태)에 진입함에 따라, 재고 감소 속도는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만약 1년 후의 유가 선물이 현재 거래되는 유가보다 낮아지면, 원유를 저장할 요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 재고 하락→유가 상승은 아냐…일시적 요인일 수

▲지난 3개월간 국제유가 추이.


다만 커닝엄 연구원은 "OECD 정제품 재고 하락이 반드시 원유 시장의 낙관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면서 "이 시점에서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다"고 밝혔다.

커닝엄은 우선 OECD 회원국인 독일, 그리스, 멕시코, 네덜란드가 대형 화재, 노조 파업 등으로 잇달아 정유공장 중단됐다는 점을 들었다. 정제공장 가동률이 비정상적으로 낮았기 때문에, 정제업체들이 재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중단됐던 정제공장들은 곧 가동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며, 재고에 대한 압력 역시 완화할 것으로 관측됐다.

그는 "허리케인 하비 역시 막대한 공급차질을 야기하긴 했으나, 일시적 요인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걸프만 일대의 대형 정제공장 중단은 석유정제품 생산량을 대폭 줄였다. 현재 대부분의 정제소들은 가동을 재개했으나, 여전히 일부 정유소들의 가동률은 정상으로 복귀하지 못했다.

또, 커닝엄 연구원은 "5년 평균 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 중 하나"라고 강조하면서 "지난 5년간 공급과잉 물량이 늘었다는 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상’이라는 목표치 자체가 움직인다는 점을 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재고 평균치가 ‘정상’으로 오도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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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단기 원유 부유식 재고. 2012∼2016년 재고 이동 범위, 2012∼2016년 재고 평균. 2016년, 2017년. (단위=일일 백만 배럴, 표=IEA)



일부 애널리스트들 역시 최근 시장의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이유로 계절적 요인을 들며, 일시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프랑스 최대은행인 BNP 파리바스의 해리 칠링기리언 원자재 시장 전략 대표는 "원유시장은 앞으로도 상당히 오랜 기간 공급과잉에 고초를 겪을 것"이라면서 "2018년 평균 WTI 가격은 배럴당 50달러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칠링기리언은 "여름 성수기와 허리케인과 OPEC 감산 등 원유 공급의 제한이 맞물리면서 유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을에는 석유제품 수요와 원유 처리량이 감소하면서 OPEC의 노력에 찬물 끼얹을 것"이라 예상했다.

이달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 연구위원도 비슷한 입장을 취했다. 이 연구위원은 "배럴당 60달러부터 40달러까지 현재 시장에서는 다양한 관점이 나오고 있지만, 내년도 유가 역시 배럴당 50달러선에서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수요가 일정 부분 증가하더라도 셰일 등 비OPEC 산유량이 증가하고, 상반기 수요가 하반기보다 둔화하면 여전히 '공급과잉' 상태에 머무를 것"이라 설명했다.

에너지 인텔리전스 같은 경우 약세론을 견지하는 대표적 기관인데, 올해 4분기부터 공급과잉 물량이 커져서 내년 1분기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셰일 생산량의 증가폭이 둔화하면서 유가를 지지해 낙폭이 크지는 않고,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가 비슷한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이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 이라크 쿠르드족 독립투표 ‘주목’…유가 폭등할 수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 찬반 투표가 진행된 25일(현지시간) 이라크 북부도시인 키르쿠크에서 쿠르드족이 깃발을 든채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사진=AFP/연합)


한편, 이번 주 원유시장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는 이라크다.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가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결국 분리·독립의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예고한 대로 25일(현지시간) 강행키로 하면서다.

특히, 이라크 석유 매장량의 30~40%를 차지하는 키르쿠크 주까지 주민투표에 참여하기로 하면서 이라크 중앙정부와 시장 참여자들도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 유가가 폭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KRG의 독립투표 강행이 혼란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공급에 좋지 않은 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실제 사태와는 별개로 투자자들의 우려와 불안감만으로도 유가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쿠르드 요인이 실제 생산 물량에 차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인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 쿠르드족이란?


이란ㆍ이라크ㆍ터키ㆍ시리아ㆍ구소련 등 5개국에 걸친 쿠르디스탄 지역에 살고 있는 비운의 민족으로, 중동지역 곳곳에서 분리독립운동을 벌이고 있다.

1991년 걸프전 당시에는 이라크의 민족말살정책으로 가혹한 박해를 받았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연방정부 수립을 명시한 새 헌법이 제정되자 대폭적인 자치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으며, 쿠르드족의 민병대인 페슈메르가(Peshmerga)가 있어 자체 방어력을 갖추고 있다.

쿠르드족은 이라크 연합정부와 협상에서 이라크의 최대 유전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해 점차 정치력이 확대되고 있고, 이라크 연합정부의 구성원이 아니라 완전한 독립국가를 보장받기를 원하고 있다.

쿠르드자치정부(KRG)는 걸프전 직후인 1992년부터 이라크 18개 주 가운데 북부에 있는 도후크, 아르빌, 술라이마니야 등 3개 주에서 외교, 국방 이외의 실질적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KRG는 이라크 중앙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오는 25일 독립 국가 수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이라크 헌법으로는 KRG가 생산한 원유를 모두 중앙정부로 보내야 하고, 중앙정부는 인구 비율에 따라 전체 원유 수익의 13%를 KRG 예산으로 배분해야 한다.

오랜 내전 상황에서 이라크 정부는 이 예산을 KRG로 제때 보내지 않아 KRG가 원유를 일부 독자 판매하면서 갈등을 빚곤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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