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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전기차 혁명 초읽기...'원유 시장' 얼마나 준비됐나?

한상희 기자hsh@ekn.kr 2017.09.11 08:13:33

 

▲신차 공개가 열린 일본 지바시 마쿠하리 메쎄에 닛산 리프 신형 모델이 전시돼 있다. (사진=AFP/연합)



2050년엔 10억 대 이상의 전기차가 도로 위를 달리게 될 전망이다.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같이 전망하며 전기차 혁명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에 힘을 더했다.

모건스탠리는 "아직까지 많은 전기차 모델들이 판매량 부진에 시달리고 있으나, 테슬라의 성공은 휘발유 경유차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들은 "전기차 관련 기술이 개선되면서, 주행거리는 빠르게 늘어나고 충전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며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의 유용성과 적절한 가격이 만나는 변곡점을 조만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사실 전기차 낙관론이 주류로 부상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비싼 가격과 충전 인프라 미비로 전기차가 주류로 부상하기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러다 올해 들어 전기차에 긍정적인 정책과 판매 전망치가 쏟아지며 기대감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이에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라 폄하하던 전통 자동차 업계도 방향을 틀고 있다. 다임러, BMW 등 유수의 완성차 기업들이 잇달아 신형 전기차 모델을 개발·출시하고 있는 것.

쏟아지는 신차들 사이에서도 테슬라의 최초 양산형 전기차 모델 3와 쉐보레 볼트가 관심을 독차지하고 있다. 두 차량 외에 최근 가장 관심이 쏠리는 모델은 닛산 리프다. 6일(현지시간) 공개된 리프 신형 전기차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되던 배터리 용량을 보완해 1회 충전시 주행거리를 대폭 늘렸다. 닛산 측은 1회 충전시 주행거리는 일본 기준 400㎞로 기존 모델에 비해 1.4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자료=에너지경제신문DB)


강점인 가격경쟁력은 여전하다. 150마일의 주행거리는 200마일에 달하는 테슬라 모델3와 쉐보레 볼트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3만1000달러(한화 3506만 원)라는 가격은 경쟁사 대비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한다. 장거리 여행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으나, 출퇴근 용으로 사용하기엔 충분한 수준이다.

반면 테슬라 모델 3와 쉐보레 볼트의 출시가격은 각각 3만5000달러(3958만 5000 원)와 3만7495달러(4240만 6845 원)다. "테슬라 ‘모델3’가 고가의 옵션을 추가하지 않으면 ‘빈 깡통’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을 고려하면, 리프의 매력도는 더 올라간다.

테슬라, 쉐보레, 닛산 외에도 다수의 전기차 모델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청정에너지 전문 매체 클린테크니카에 따르면, 2022년까지 약 65개의 신차 출시가 예정돼있고, 여기에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합치면 1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점차 더 낮은 가격에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전기차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각국 정부에서 쏟아지는 공격적인 정책적 목표는 관련 시장에 기대감을 더한다.

지난달 초 영국 정부는 2040년까지 휘발유 차량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스코틀랜드는 2032년까지 휘발유 경유차 판매 금지를 선언했다. 프랑스 정부 역시 2040년까지 화석연료 차량을 완전히 시장에서 퇴출할 방침이다. 차이신에 따르면, 중국 당국도 휘발유 경유차 판매를 금지할 적정 시기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처럼 긍정적인 신호들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체 시장에서 여전히 소수에 불과하다. 그러나 증가 속도는 놀라운 수준이다. 세계에너지기구(IEA) 2017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 판매량은 2015년 100만 대를 넘어선 데 이어 불과 1년만에 200만 대를 넘어섰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은 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최근 중국은 2025년까지 전기차 판매량을 35만대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인도의 목표는 더 원대하다. 인도는 2030년까지 시장에서 판매하는 차량 100%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확한 시점이나 100% 전기차 판매가 실현가능한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공격적인 목표를 설정했다는 것만으로도 상징적 의미가 크다는 게 전문가 대다수의 평가다.

비영리 조사 기관 로키마운틴연구소의 글레이 스트랭거 책임자는 지난 5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도나 중국의 정책적 드라이브가 전기차로의 전환을 선도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 현 시점에서 전기차 확산 속도나 보급량을 정확히 전망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전반적인 예상치를 제공할 뿐, 투자자들이 기댈 수 있을 만큼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목격했듯 시장외적인 변수가 다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반대로 BNEF의 전망치가 과소평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기술 발전 속도와 가격 하락폭은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가장 주요한 불확실성 중 하나는 정부 정책이다. 하지만 앞서 밝혔듯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부터 중국 인도 등 신흥국까지 세계 각국이 재생에너지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이다.

사실 전기차 전망치에 거품이 끼었다는 것과는 별개로, 전기차가 원유업계에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원유가격의 장기 전망치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원유 수요에 전기차가 타격을 가하는 정도는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원유시장은 실질적으로 유가가 아닌 정제마진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커닝엄 연구원은 미국의 ‘셰일혁명’을 반례로 들었다. 셰일업계는 약 7년간 하루 450만 배럴의 원유를 시장에 추가공급했다. 이는 전세계 공급량의 약 5%에 불과했지만, 2014년 사상 최악의 저유가를 야기했다. 지난해 20달러대까지 폭락했던 유가는 3년이 지난 현시점까지도 고점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즉, 수요와 공급량에 변화폭이 미미하더라도 원유시장이 입을 피해 정도는 막대할 수 있는 셈이다.

커닝엄 연구원은 "수급 상황의 변동폭이 단 몇 퍼센트에 불과하더라도 시장에 엄청난 파괴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전기차의 위협은 매우 현실적이다"라고 강조했다.

커닝엄 연구원은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기차가 점차 석유산업에 실존적 위협을 가하고 위협은 피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원유업계의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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