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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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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이라더니…살충제 ‘범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8.17 13:33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친환경 무항생제 계란이 사실상 살충제 범벅인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17일 오전까지 부적합 계란 확정 판정을 받은 농장 6곳 중 5곳이 친환경 농장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산란계 농장 전수검사 대상 1239개 중 876개(친환경 농가 683개·일반 농가 193개) 농가의 검사가 완료됐으며, 이 가운데 일반 농가와 친환경 농가를 포함해 총 66개 농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일반 계란에 비해 최고 두 배 비싼 가격에 팔리는 친환경 인증 농가 계란의 경우 살충제 성분이 조금도 나와선 안 된다.

일반 농가의 경우 27종 농약에 대한 잔류검사를 실시해 종류별로 규정된 기준치를 넘지 않는 경우 유통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친환경 농가의 경우 전산상 집계되는 780곳 가운데 휴업 등을 이유로 실제 조사 가능한 곳은 683곳이었으며, 이들 농가에 대해서는 100% 검사가 완료됐다.

683곳 중 살충제나 농약이 조금이라도 검출된 친환경 농가는 62곳이었다. 친환경 농가 10곳 중 1곳은 ‘무늬만 친환경 계란’이었던 셈이다.

특히 이 가운데 살충제 성분이 과다 검출돼 ‘친환경’ 마크를 뗀 채 일반 계란으로도 유통할 수 없는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는 27곳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15농가), 충남(5농가), 경남(3농가), 경북(1농가), 전남(1농가), 광주(1농가), 강원(1농가) 등으로 사실상 전국에서 검출됐다.

이 가운데 2만1000여마리를 사육하는 광주 병풍산농원의 경우 피프로닐과 비펜트린 등 두 개 성분이 모두 검출됐으며, 이 농가를 포함해 총 8개 농가(비펜트린 중복검출농가 포함)에서 피프로닐이 검출됐다.

기존에 밝혀진 피프로닐, 비펜트린 외에 마찬가지로 조금도 검출되선 안되는 ‘플루페녹스론’이라는 농약 성분이 검출된 곳도 2곳 있었다.

이와 별개로 검사가 완료된 193개 일반 농가 중 살충제 성분이 기준치보다 초과 검출된 곳은 4곳(비펜트린 3곳, 에톡사졸 1곳)이었다.

이에 따라 친환경 농가까지 포함하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는 총 66곳으로 늘어났다.

농식품부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친환경 인증 농가 가운데 일반 계란으로도 유통될 수 없는 31곳(친환경 농가 27개·일반 농가 4개)은 전량 회수·폐기하고, 나머지 35개 친환경 계란의 농가는 친환경 인증 마크 없이 일반 계란으로 유통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친환경 인증 기준을 어긴 만큼 기준치와 무관하게 전부 인증 취소할 방침이다.

적합 판정을 받은 계란에 증명서를 발급해 정상 유통되도록 하는 한편, 이날 중 전수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브랜드에 ‘친환경’을 붙일 때는 소비자의 신뢰를 충족시킬 만한 준비가 돼야 한다"며 "전반적으로 인증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발생 초기부터 ‘뒷북 대응’을 한다는 질타를 받은 농식품부는 이날 역시 검출 농장 수를 여러차례 정정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친환경 농가 중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중복으로 검출된 곳이 있다는 사실도 취재진 질문이 나온 뒤에야 밝히는 가 하면, 각 살충제 성분의 검출치 역시 공개하지 않았다.

또 식약처는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살충제 검출 계란 껍데기에 찍힌 생산자명을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샀다.

식약처 관계자는 "검사가 새벽까지 이뤄져 아직 파악이 덜 됐다"며 "파악이 되는 대로 홈페이지를 통해 게시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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