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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폭탄’에 도심 절반 잠긴 청주…정부 늑장 대응 ‘분통’

한상희 기자hsh@ekn.kr 2017.07.17 16:18:04

 

▲청주에 22년 만에 최악의 폭우가 내린 16일 흥덕구 강내면과 미호천 일대가 물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청주에는 지난 15∼16일 이틀간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의 홍수였다. 물폭탄 수준 비로 침수 피해를 본 청주의 주민들은 당국의 늑장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며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人災)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새벽부터 쏟아진 비로 오전 9시께 청주시 복대동 죽천교 주변 주택이 침수됐고 차량이 빗물에 잠기면서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등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 일대는 청주에서도 비 피해가 큰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힌다.

그 원인이 인재라는 것이 이 지역 주민들의 주장이다.

한 주민은 "도로에 고인 물이 빠지지 않아 주택이 잠기면서 아수라장이 됐는데, 죽천교 수문을 열자 한순간에 물이 빠졌다"며 "청주시의 늑장대응 탓에 피해가 커졌다"고 목소리를 키웠다.

이날 새벽부터 시작해 청주에 290.2㎜의 기습 폭우가 쏟아졌다. 1966년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후 1995년 8월 25일(293㎜)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특히 오전 7시 10분부터 1시간 동안 91.8㎜의 물폭탄이 떨어졌지만, 이때까지 청주시가 취한 조치는 없었다.

시민들에게 안전에 유의하라는 안내 문자 메시지가 발송된 것은 오전 8시 정각이다. 109.1㎜의 강수량이 기록되고 난 뒤였다. 이 역시 북이면·오창읍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됐으니 안전에 주의하라는 휴대전화 문자였다.

이날 청주에서 가장 심한 물난리가 난 복대동·비하동 일대의 위험성을 알리는 안내문자는 이날 오전 내내 단 한 차례도 없었고, 재난방송 역시 오전 10시가 넘어 나갔다.

주택가에 차량이 둥둥 떠다니고 주택·상가마다 물이 들어차는 난리를 겪었지만 청주시는 이런 위급 상황을 전하지 않았다.

청주시 직원들에게 동원령이 내려진 것은 이날 오전 10시 10분이다. 청주의 젖줄로, 도심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무심천의 청남교 지점 수위가 4.4m에 육박, 범람 위기에 놓이자 그제야 비상소집령을 내린 것이다.

직원 비상소집을 하고 난 뒤에도 청주시는 여전히 허둥거렸다. 비 피해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다리가 털썩 내려앉아 주민들이 통행할 수 없는 지경이 됐는데도 현장 상황을 제때 챙기지 않은 채 "현장에 나갔다가 주저앉은 다리를 봤다"는 말만 했다.

도심 곳곳이 침수돼 차량이 물에 잠겼고, 석남천 등 하천 제방이 유실된 데다 단수·정전으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는데도 이렇다 할 대응 없이 속수무책이었다.

농업용수 관할 당국의 늑장 대처로 축산농가가 큰 피해를 보기도 했다.

청주 오창 미호천 팔결교 부근 한 축산농민은 새끼오리 1만6천마리를 사흘 전 입식했으나 모두 폐사했다.

축사에 물이 잠길까 봐 애가 탄 이 농민이 16일 오전 6시부터 "축사 인근 농수로의 물이 넘쳐 축사를 덮칠 것 같은데 미호천으로 물을 퍼 올리는 배수펌프를 가동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 "상부의 지시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농업용수 관할 당국은 비가 소강상태에 들어간 이날 점심때가 돼서야 펌프를 가동, 축사 주변의 물을 뺐다.

기상청도 이날 청주에 쏟아부은 강수량을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

기상청은 지난 16일 오전 4시 30분 충북 중북부 지역에 30∼80㎜의 비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실제로는 이보다 무려 최고 10배 가까운 290.2㎜의 폭우가 내리면서 이 예보는 한참을 빗나갔다.

청주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시간도 오전 7시 10분이다. 시간당 최고 91.8㎜의 폭우가 퍼붓기 시작한 때에 맞춰 발령된 것인데, 신속한 예비 대처가 필요한 주민들로서는 하나 마나 한 ‘늑장 특보’였던 셈이다.

한 농민은 "어제 같은 폭우야 미리 알아도 손 쓸 도리가 없었겠지만, 당국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게 놔둔 게 전부"라고 울화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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