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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현대판 산 스승(山師) 육성 의미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7.16 10:22

이경한 한국광업협회 자문위원

이경한 위원



옛말에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수시로 변하는 게 사람 마음이란 말이겠다.

우리가 살고 있는 땅덩어리는 어떨까? 사람 마음처럼 빠르게 변하지는 않지만 그동안의 연구에 의하면 한순간도 정지되어 있지 않고 움직인다고 한다.

판구조론이 정설로 인정되면서 앞으로의 지구 대륙의 변화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지만 땅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우리의 수준으로는 당장 가까운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직은 모르는 실정이다.

그저 지질구조를 조사해보니 어디가 위험할 수 있겠구나 하고 말할 수 있을 뿐, 언제 어떻게 어느 정도라고는 말할 수 없고 앞으로도 땅속을 속속들이 알지 못하는 한 그러한 예측은 불가능할 것이다.

얼마 전 발생한 경주지역의 지진만 해도 결과를 가지고 그 원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 무엇이었고, 그 결과 땅속의 불균형상태가 안정화되기 위해 그러한 변형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을 뿐 지각변형을 야기할 수준의 에너지가 어떤 경로를 통해 축적되는지는 아직 모른다.

50년대 일제의 잔재가 상당히 많이 남아있던 시기에 흔히 사용하던 용어로 ‘야마시’라는 말이 있다. 이는 산사(山師)를 일본어로 발음한 것인데 우리나라에서 ‘야마시’라고 하면 ‘사기 친다’는 의미로 통용됐다. 이렇게 된 데에는 일제 강점기 우리나라의 광업정책에 그 원인이 있다.

당시는 세계가 금본위제도를 채택해 언제든 발행한 지폐를 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해야만 했기 때문에 일제는 산금령을 내려 보조금을 주면서까지 실물을 확보하려고 해 전국적으로 일확천금을 꿈꾸고 금을 찾아 헤매는 사람이 많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은 대부분 석영맥을 따라 소규모로 단속적인 형태로 배태돼 비록 금맥을 발견했다 하더라도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채굴작업을 조금 하다 보면 곧 끝이 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따라서 전 재산 투자해 채굴작업을 하다 이러한 경우를 당해 패가망신하는 사람도 속출했다. 이러한 시대적 환경에서 금을 찾는데 지질을 공부한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게 됐고, 이들을 산의 스승이란 뜻으로 ‘야마시’라 부른 것이다.

금은 연성과 전성이 가장 좋은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보통 채광 대상이 되는 금의 품위는 톤당 수 그램 정도에 불과해 눈에 보였다면 그야말로 횡재 수준이다. 이런 연유로 ‘사기 치다’는 의미로 ‘야마시 친다’라는 말이 대체돼 쓰였던 것이다.

지질학은 귀족들의 취미활동에서 시작된 귀족학문이다. 각종 화석이 발굴돼 지층의 변화에 대한 호기심 등이 그 출발점이었다.

과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오늘날의 지질학 분야는 다방면에 걸쳐 타분야 학문과의 연계를 통해 전통적인 분야는 물론 응용분야가 크게 발전하며 인류의 호기심에서 비롯된 땅속 사정을 파악하기가 훨씬 용이해졌다.

우리나라에서 지질분야는 광물자원을 찾는데 활용되기 보다는 환경 분야 등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그만큼 광물자원의 부존 잠재력이 낮기 때문이다.

반면 천연가스와 금을 비롯해 다양한 금속광물자원이 매장돼 있는 우즈베키스탄은 세계적인 자원국으로 광업은 이 나라에서 아주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비록 현재는 자원시장이 하향 안정화된 상태이지만 저가격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며 신규 자원탐사를 위한 투자가 크게 감소돼 확보 광량의 감소가 진행되는 시점에 수요가 회복되면 2000년대 초의 급격한 가격 상승 국면이 또 다시 야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는 것이 전문인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최근 들어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수년 내에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광업은 투자 위험도가 매우 높은 분야임으로 땅 속 정보를 얼마나 확실하게 파악하느냐는 초기 투자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력을 육성하는 데는 시일이 많이 필요하지만 정권과는 관계없이 이러한 전문가집단을 키우는 것이야 말로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일이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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