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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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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연창 대구 경제부시장 '에너지 산업의 미래, 대구에 길이 있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7.03 13:01
- "에너지산업, 산업 생태계의 새 비즈니스...답은 대구에"
- 에너지, 보급 넘어 산업으로 확장해야 진짜
- 스마트 공단, 스마트 도시...수출까지 생각

▲김연창 대구경제부시장. 사진=전지성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현 정부는 탈원전 대신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에너지에 주력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의 정책에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지자체가 있다. 대구시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친환경에너지 보급을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대구시의 궁극적 목표다.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올해로 8년 째, 대구의 미래산업을 진두 지휘하고 있는 그는 ‘미래에너지산업’이라는 막연한 주제를 구체화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시 에너지정책,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대구의 에너지산업정책은 단순히 에너지 보급을 넘어 지속가능한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 해외의 클린에너지 선진도시들은 5만, 10만 규모다. 하나의 샘플은 될 수 있지만 계속적으로 비용이 많이 소모된다.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에너지정책이 지속가능하려면 결국 장사(사업)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여주기 식에 그쳐 한계 봉착하게 된다. 에너지 정책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면 정부차원에서 예산을 계속 들이지 않더라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대구는 세계 최초로 인구 250만 대도시 전체를 자립형 클린에너지도시로 만들 계획이다. 따라서 작더라도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예를 들어 전기차를 보급한다면 전기차 보조금, 충전 인프라 설치 등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보급이 많이 되면 환경은 깨끗해질 수 있다. 그런데 산업은? 돈은 어디서 나오나? 에너지 관련 사업을 비즈니스모델로 만들어 민간 기업들이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전기차 보급을 통해 기업들이 대구에서 사업을 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그래야 청정에너지도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다.

그래서 대구는 전기차 보급을 넘어 전기차 생산과 판매, 사업 활용까지 가능한 전체적인 산업 생태계 구축을 고려해 인프라를 깔고 있다. 쿠팡, 롯데케미칼 등 유통, 물류 기업들을 유치한 것도 바로 그런 맥락이다. 대구시는 전국 최초로 1톤 트럭 전기차를 생산해 이들 기업이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앞으로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기업들이 들어왔다는 것은 대구 시내에 전기차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고 실제로 많은 전기차가 다니는 걸 보고 사업성에 확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올해 대구 시민들이 벌써 보급 목표치인 2000대를 구매해 차량 인도를 기다리고 있다. 내년에는 5000대 이상 시민들에게 보급할 계획이며 이미 대기자가 500여명이다. 2020년까지 총 5만대의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에너지 자립부터 스마트그리드 공단, 도시 수출까지 프로젝트가 커 보이는데...

대구시는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의 비전을 제시, 100% 전력자립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미 2010년부터 한전, 남동발전과 1GW 규모의 LNG복합발전에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지열 에너지를 결합한 복합 발전 콤플렉스를 준비해왔다. 정부의 허가만 나면 바로 건설을 시작해 3년 안에 완성할 수 있다. 또 현재 달성군에 건설중인 국가산업단지를 국내 최초로 ‘에너지 융복합 스마트단지’로 조성해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발굴과 제도개선 등 산업단지 에너지효율화의 기반을 제시할 계획이다.

건설단계부터 국가산업단지를 에너지자립화로 추진 하기 위해 ‘국가산업단지 블록형 마이크로그리드 구축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중앙부처에 지속 건의해 2015년에 국비 120억원을 확보했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총 사업비 490억원으로 입주자설명회와 수용자모집을 통해 태양광과 지열 등 신재생에너지 분산전원 설치와 에너지저장장치(ESS), 통합정보센터(TOC), V2X테스트베드 구축 등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신도하이텍, 금성정공, 테크엔 등의 10여개 입주업체에서 태양광 지열 ESS를 본격 설치 중이며 올해 10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공장에 이런 시스템을 깔아주면 개별기업들과 산업 시스템의 경쟁력이 높아진다. 그리고 추후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하면 이 시스템을 해외에 수출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스마트그리드가 깔린 공단과 도시전체, 즉 스마트시티를 수출할 수 있다. 에너지만이 아니다. 중국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에너지 산업 환경문제 때문에 의료 문제가 생긴다. 지금까지는 따로 해결하려 했지만 이제는 융복합 시대인 만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어우어지도록 해야 한다. 대구는 에너지와 환경, 의료를 하나의 산업 생태계로 연결한 ‘스마트 에코 시티’를 구상하고 있다. 이런 게 바로 지속가능한 에너지 산업이다.


-걸림돌도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정부가 새롭게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하려면 발전소를 어디에, 얼마나 지을 것인지 등 여러 가지 논의를 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있다. 그러나 대구는 이미 로드맵을 완성해 현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어떤 주문을 받아도 상황에 맞게 조합을 해줄 수 있다. 5년 안에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가야할 길을 보여줄 수 있다. 정부가 한 번에 전국단위로 클린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관리도 어렵고 비용문제도 만만치 않아 실패확률이 높다. 대구는 준비가 돼있기 때문에 먼저 성공사례를 보여줄 수 있다. 그 다음 다른 도시 단위로 하나하나 에너지자립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 그래야 위험부담도 줄어들고 구체적인 실행 방법도 보인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산업이 뒤쳐져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바로 에너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미래산업이 될 수 있다. 답은 대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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