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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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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하락에 정유·화학업계 2분기 실적 '암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23 15:55

정유업계 "정제마진 떨어져 영업익 감소할 듯"...화학업계도 NCC 업종 에틸렌 생산업체 직격탄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올 1분기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정유·화학업계의 2분기 실적이 암울할 전망이다.

2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유가 하락이 이어지면서 실적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42∼44달러 선을 오가고 있다. 화학업계 역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로 꼽히는 충남 대산산업단지는 가뭄으로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대호호가 점차 바닥을 드러내자 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Billionth Barrel Bakken

▲사진=AP연합뉴스

◇ 정유업계 2분기 영업이익 감소 예상

2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42.74달러로 마감됐다. 런던 ICE 선물시장에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45.20달러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달 초까지 50달러대에서 등락을 거듭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10%가량 빠진 것이다.

지난 5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이달로 예정된 감산 시점을 내년 3월까지 연장했지만, OPEC 비회원국 산유량 증가와 미국 셰일가스 증산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를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사실 원유를 구입해 국내에 들어오기까지는 30~45일가량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최근 유가하락의 직접적인 영향은 8월쯤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유업계를 바라보는 금융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이달 초 증권업계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올해 2분기에 각각 7953억원과 3647억원의 흑자를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가 이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추정치일수록 큰 폭의 실적 악화를 전망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정유업계가 자칫 ‘실적 쇼크’에 직면할 가능성까지 제시한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2분기에는 유가상승에 의한 재고관련 이익이 반영된 점이 호실적에 영향을 끼친 반면, 올해 2분기에는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 역시 "최근 유가하락의 낙폭이 커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제마진이 떨어지면서 적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상당폭의 영업이익 감소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석유화학공장 불꽃에 대낮처럼 환한 공단

▲한 밤에도 불밝힌 석유화학공장. (사진=연합뉴스)

◇ 화학업계 NCC 계통 에틸렌 업체 타격

화학업계의 경우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제품 판매가 부진해 2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2분기 롯데케미칼은 786억원에서 920억원의 영업이익을, 한화케미칼은 586억원에서 6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 400억원대로 전년 동기대비 5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석유화학업계의 실적 쇼크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석유화학 부문 시장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가뭄으로 인한 공업용수 공급 차질도 걱정이다. 국내 3대 석유화학산업단지로 꼽히는 충남 대산산업단지의 경우 공업용수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대호호가 바닥을 드러내며 또 다른 수원인 아산호에서 추가 용수를 조달 중이지만 그 역시 넉넉한 수준은 아니다. 당장 공장 가동에 영향을 미칠 수준은 아니지만, 가뭄이 지속될 경우 용수 부족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현재 대산단지에는 LG화학을 비롯해 롯데케미칼, 한화토탈, 현대오일뱅크 등의 정유·화학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유가하락으로 화학 업종이 영향을 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종류에 따라 영향력이 달라진다"며 "유가하락으로 화학업종 실적이 나빠진다기보다 NCC(Naphtha Cracking Center·납사를 분해해 석유화학의 기초원료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 계통 업체의 실적이 안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에틸렌 가격이 빠지기 때문에 에틸렌 업종의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에틸렌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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