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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에 두산그룹 '휘청'

두산그룹 전체 매출의 60%인 두산중공업 '직격탄'

천근영 기자chun8848@ekn.kr 2017.06.22 15:59:35

 

▲서울 중구에 위치한 두산그룹의 두산타워 전경. (사진=연합)


두산그룹이 휘청거리고 있다. 그룹 내부에서는 ‘창사이래 최대위기’라는 얘기마저 나돌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확정될 경우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두산중공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는 두산중공업 이외에 지주회사인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이다. 이 가운데 매출이 가장 많은 곳이 두산과 두산중공업이다. 두산그룹의 지난해 매출 19조원 중 3분의 1인 6조원이 두산중공업의 실적이다. 그만큼 두산중공업의 비중은 그룹에 절대적이다.

22일 재계 및 에너지업계는 탈원전 정책에 의해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및 대진 1·2호기 등 총 8800MW 규모의 원전 건설이 백지화될 경우 두산중공업은 최소 6조원 정도의 매출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터빈 등 원전 주기기를 제작 납품할 수 있는 곳은 두산중공업 뿐이기 때문에 탈원전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원전 주기기 공급은 물론 시공(건설공사)까지 병행하고 있어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두산중공업은 발전설비 독점공급권이 내년 해지되기 때문에 지난해 초부터 신설 원전에 대한 공급계약을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두산그룹이 ‘탈원전’에 노심초사하고 있는 이유는 자금유동성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올해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주식 담보대출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연이어 발행하고 있다.


지난 5월 두산중공업은 가스터빈 사업과 관련한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 BW을 발행했고, 지난 12일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단기 차입 구조를 장기 차입 구조로 전환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BW를 발행키로 한 상태다. 올 상반기에만 벌써 1조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차입했다. 재계가 두산그룹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이런 우려는 신용도를 깎아 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엔진 등 4개 핵심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부정적’으로 유지됐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두산엔진 등 3개사의 최대주주이자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인 중간지주회사 격인 데다, 주력 계열사 지원까지 전담하다시피 해 재무 여력이 약화되면 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인 두산으로 부담이 전이되기 때문에 그룹으로서는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탈원전의 피해를 원전해체산업에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20조원인 원전해체시장에서 기자재와 시공을 병행해 온 두산중공업이 새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원자력계는 "뭘 모르고 하는 얘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원전해체사업은 국내에서조차 빨라야 3년 이후에나 열리는 중장기 시장이다. 더구나 두산중공업은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해체기술도 없다. 또 원전해체시장 자체도 크지 않다. 고리 1호기가 영구 정지돼 해체에 들어가지만 두산중공업이 이 사업에 참여가 확정된 것도 아니고, 설사 일부 사업을 맡게 된다고 해도 커봐야 연간 수 백 억원 정도밖에 안 된다. 원전해체사업이 1기당(1000MW 기준) 7000억원 정도이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이 국내 가동원전 24기 전체를 수주한다 해도 총 매출은 15조 남짓이고, 기간이 무려 15년 이상이 소요된다. 산술적으로 나눠도 1년에 1조원 정도다. 그것도 모두 통째로 수주했을 때 이렇다는 얘기다. 원전 1기 건설을 통해 올릴 수 있는 매출 약 2조원(주기기 및 시공 포함)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두산중공업 한 관계자는 "탈원전이 정책적으로 결정된 게 아니라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출의 70%가 비원전분야인 데다 해외 비중이 50%가 넘고, 신재생 등 사업 스펙트럼이 다양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탈원전 정책이 확정되면 최대피해자는 누가 뭐래도 두산그룹(두산중공업)이 될 것"이라면서도 "두산중공업은 원전 주기기 독점공급권 내년 만료를 앞두고 풍력 터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스트 원전’을 준비해 왔기 때문에 타격을 최소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풍력사업은 해상풍력 일부를 제외하고는 태양광에 밀린 상태라 두산중공업의 새 먹거리로 삼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에너지경제신문 천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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