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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마켓 지각변동…"네이버 위협에 유통공룡 합작설까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21 15:59
11번가 CI

▲11번가 CI.(사진제공=11번가)


[에너지경제신문 이혜미 기자]오픈마켓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쿠팡 등 소셜커머스 업계에 이어 이어 IT기업인 네이버까지 자사의 쇼핑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SK와 신세계, 롯데 등 유통 공룡들의 오픈마켓 합작설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국내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향후 관련 업계의 판도가 어떻게 뒤바뀔 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플래닛에서 11번가를 분사해 신세계, 롯데그룹과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온라인쇼핑몰인 SSG닷컴이나 롯데 온라인쇼핑몰 사업과 연합해 오픈마켓 2위인 11번가의 규모를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성장을 위한 외부투자와 전략적 투자 등을 고민해 왔다"며 "국내 유통업체들과의 시너지 방안도 이런 차원에서 검토중이나 합작법인, 분사 등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현재 오픈마켓 1위는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외국계 기업 이베이코리아다. 11번가가 롯데나 신세계의 온라인쇼핑몰과 합치면 거래액 규모가 두 배 가까이 늘어나 이베이코리아를 제치고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출혈 경쟁이 지속되면서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적자를 내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이베이코리아에 맞서기 위해 국내 업체들의 연합전선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IT기업인 네이버의 행보 역시 오픈마켓 업계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네이버가 최근 무료 온라인판매 플랫폼 ‘스토어팜’을 통해 이커머스 사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관련 업계가 위기감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는 2014년 당시 오픈마켓형 서비스인 ‘샵N’을 출시했다가 검색 사업자가 판매 사업까지 한다는 전자상거래 업계의 반발에 부딪혀 관련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오픈마켓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가 거대 포털의 지위를 활용해 과거 철수했던 오픈 마켓 시장에 다시 진출하고 있는 것"이라며 "네이버의 쇼핑 사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에 오픈마켓 업계에선 이를 굉장히 위협적으로 보고 있다"고 우려했다.

네이버측은 스토어팜이 오픈마켓과는 사업구조가 다른 별도의 사업임을 강조하면서도 오픈마켓이라는 개념의 구분이 허물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스토어팜은 오픈마켓과 달리 수수료 없이 누구나 무료로 상품을 판매할 수 있어 사업 구조가 다르다"면서도 "전자상거래 범주에 속하는 것은 맞지만, 오픈마켓이라는 개념 자체가 과거 프레임이라 구분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우리를 경쟁자로 느낄 수 있겠지만 삼성, 카카오, 구글 등 IT기업들의 쇼핑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만큼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오픈마켓을 포함한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의 경계는 시간이 갈수록 허물어지면서 새로운 지형을 만들고 있다. 지난해 오픈마켓인 11번가는 직매업 사업에 진출했고, 쿠팡과 위메프, 티몬 등의 소셜커머스 역시 오픈마켓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매년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각자의 영역을 구분 짓는 것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며 "향후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유통업체, IT업체 등이 서로의 강점을 흡수하거나 규모를 키워가며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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