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 S-Oil,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 손실과 설비보수 기회비용 발생으로 실적 급락… 내년 프로젝트 완공후 연간 영업익 5000억원 증가
2분기 정유 부문 영업이익 212억원, 1분기 대비 1/5 수준 불과… 올해 매출액은 늘어도 영업익과 당기순익은 줄어
▲자료=전자공시시스템, S-Oil |
하루에 원유 67만배럴을 정제하는 S-Oil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주춤거릴 것으로 전망된다.
S-Oil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2002억원, 영업이익 3335억원, 당기순이익 3939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2분기에는 정유와 석유화학 부문에서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 부문에서 석유제품 1배럴당 복합정제마진은 전분기 4.2달러에서 3.9달러로 하락한 상황이다.
재고평가 기준이 되는 평균 유가가 52달러에서 50달러로 하락하면서 재고관련 손실이 500억원 정도 발생될 전망이다.
또 경질 원유를 이용한 정유설비인 컨덴세이트 정유 설비의 정기보수로 100억원 정도의 기회비용이 발생된 것으로 보인다.
정유 부문에서의 예상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1분기의 1097억원에 비해 1/5 수준으로 크게 부진한 형편이다.
석유화학 부문에서도 원료인 나프타 1톤당 가격은 50달러 하락한 것에 비해 벤젠 165달러, PX(파라자일렌) 70달러 등 주력 제품 가격 하락폭이 강했다. 더구나 4월에 PX 100만톤 설비 정기보수로 인해 약 150억원 규모의 기회비용이 발생된 것으로 추정된다.
석유화학 부문에서의 예상 영업이익은 927억원으로 전분기의 1396억원에 비해 줄어들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Oil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4조5770억원, 영업이익 2170억원, 당기순이익 1467억원으로 내다봤다. 매출액은 1분기에 비해 12.0% 줄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4.9%, 62.8% 감소할 전망이다.
황 연구원은 에쓰오일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이 19조8951억원, 영업이익 1조4011억원, 당기순이익 1조1764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21.9% 늘지만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3.3%, 2.4%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황 연구원은 S-Oil이 올 2분기에 부진을 면치 못하고 올해의 이익도 지난해보다 못하지만 내년 4월로 예정된 초대형 설비 완공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 효과가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정유 고도화설비(휘발유)와 PO(프로필렌 옥사이드, 인조가죽 원료)/PP(폴리프로필렌, 자동차 범퍼) 신규설비가 완공되고 미리 판매처를 대부분 확보했다는 점과 견조한 업황을 고려하면 연간 영업이익이 6700억원 정도 추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S-Oil이 2017년 배당성향도 60%를 유지할 경우 연간 배당액 6100원 정도가 가능하고 설비투자비 지출이 끝나는 2018년에는 배당금이 7500원까지 높아질 수 있다.
황유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의 정유·석유화학 사업은 제한적인 글로벌 신증설로 안정적인 실적이 유지될 것"이라며 "중국 증설은 환경문제와 기술적 제약으로 현실화되는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황 연구원은 "S-Oil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투자인 RUC·ODC 프로젝트로 역대 최대 규모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RUC·ODC 프로젝트 완공 후에는 고도화 비율이 높아지고 제품믹스가 변화하며 연간 영업이익은 약 5000억원 증가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S-Oil의 지분 분포는 A.O.C.B.V가 보통주 지분 63.41%의 7138만7560주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다. 국민연금은 지분 6.07%의 683만669주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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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사 이래 최대투자 규모인 RUC·ODC는?
4조8000억원 투자해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시설 갖춰… 연 2조5000억원 수출 증대 효과 기대
S-Oil이 RUC·ODC(정유·석유화학 복합시설) 프로젝트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5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투입한다.
RUC·ODC 프로젝트는 오는 2018년 4월 완공을 목표로 총 4조8000억원을 투자해 하루 7만6000배럴의 잔사유를 프로필렌, 휘발유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RUC(잔사유 고도화 단지) 시설을 갖추다는 계획이다.
또 연산 40만5000톤의 폴리프로필렌(PP) 및 연산 30만톤의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하는 ODC(올레핀 다운스트림 단지) 시설을 함께 건설하게 된다.
RUC 시설은 원유에서 가스, 경질유 등을 추출하고서 남는 값싼 잔사유를 처리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의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같은 양의 원유를 투입하면서도 수익성 증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ODC 시설은 RUC 시설에서 생산되는 프로필렌을 원료로 해 폴리프로필렌과 산화 프로필렌을 생산하기 때문에 사업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낼 수 있다.
에쓰오일 측은 RUC·ODC 프로젝트를 통해 프로젝트 공사 기간 및 가동 이후 약 2만여명의 직·간접적 고용창출과 연 2조5000억원의 수출 증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Oil은 건설 및 플랜트 사업의 침체기를 활용해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면서 RUC·ODC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에쓰오일 측은 "당초 계획보다 비용 절감을 하고 있고 예산범위 내에서 적절히 관리하고 있다"면서 "RUC·ODC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비약적인 수익 창출뿐만 아니라 지역과 함께 상생·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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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지표 & 체크포인트
유동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안정성 부문 돋보여… 매출액 증가율을 높으나 수익성은 하락세
S-Oil은 올해 1분기 유동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안정성 부문에서는 돋보이는 성적을 내고 있으나 수익성 부문에서는 매출액 증가율은 높으나 전체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부설 2만기업연구소가 올해 3월말을 기준으로 S-Oil의 안정성을 분석한 결과, 유동비율과 부채비율을 비롯해 이자보상배율이 높게 나타났다.
S-Oil의 지불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인 유동비율은 153.9%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평균적인 유동비율은 100% 내외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이 유동부채의 몇 배인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유동비율이 200%를 넘으면 안정적이라고 평가된다.
S-Oil의 올해 3월말 유동자산은 8조7690억원, 유동부채는 5조6981억원 규모다.
S-Oil의 부채비율도 안정적으로 보인다. S-Oil은 올해 3월말 현재 부채총계 8조8610억원, 자본총계 6조1218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44.8%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면 안정적 수준이라고 불린다.
S-Oil의 이자보상배율은 18.8배 수준을 보이고 있다. S-Oil의 올 3월말 영업이익이 3335억원을 기록한 반면 이자비용은 176억원에 불과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인 이자비용으로 나눠 얻어진다.
이자보상배율은 부실기업을 판단하는 지표로도 활용되는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면 부실기업이라고 평가 받는다.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은 좀비기업으로 불린다.
S-Oil의 성장성 부분에서는 매출액증가율이 높게 나타났으나 영업이익증가율 및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은 역성장했다.
매출액증가율은 지난 2013년부터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해오다 지난해 51.7%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매출액성장률은 2013년 -10.3%, 2014년 -8.4%, 2015년 -37.4%, 2016년 -8.8%를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이 높게 나타난 것은 수년동안 지속되어온 매출액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로도 풀이된다.
영업이익은 올 1분기 3335억원으로 전년동기의 4918억원에 비해 32.2% 감소했다.
EPS도 보통주 기준으로 지난해 1분기 3722원에서 올 3월말 현재 3383원으로 9.1% 줄었다.
S-Oil의 수익성은 국내 기업 평균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S-Oil의 올 1분기 영업이익률은 6.4%를 기록했다.
S-Oil의 영업이익률은 1분기 국내 상장사들의 평균치가 8.5%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다소 낮은 편이다.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마진율은 7.8%로 나타났다. 자산에 비해 자본금 규모가 적은 덕분에 ROE(자기자본이익률)는 25.2%를 기록했다.
S-Oil의 평균 자산총계가 14조4709억원 규모이며 활동성 부문은 평균 기업 수준보다는 다소 높게 나타났다.
S-Oil의 총자산회전율은 1.4회, 총부채회전율 2.5회, 총자본회전율은 3.3회를 각각 기록했다.
▲오스만 알 감디 S-Oil 대표이사 |
■ S-Oil의 오스만 알 감디 대표이사는?
오스만 알 감디(Othman Al-Ghamdi) 대표이사는 1967년 9월생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킹 파드(King Fahd) 석유광물대학교의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이어 경영대학원 MBA를 마쳤다. 2016년 9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알 감디 대표는 1990년 사우디아람코 라스타누라 정유공장 공정 엔지니어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람코 리야드 정유공장 엔지니어링본부 본부장, 사우디아람코 라스타누라 정유공장의 생산본부 본부장, 정유공장 운영총괄, 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대표이사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으로 평소 한국 사랑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취임하자마자 ‘오수만(吳需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알 감디 대표는 "S-OIL은 어려울 때일수록 오히려 적극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왔다"면서 "그것이 S-Oil의 성공 DNA(유전자)다"고 강조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대성 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