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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정부 ‘탈황용 석회석’ 공정기술 앞장서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6.06 15:17

이경한 한국광업협회 자문위원


광물자원은 대표적인 고갈성 자원이면서도 인류의 문명발전 단계를 구분하는 기준으로 사용할 정도여서 우리는 광물자원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다.

즉, 광물자원이 없다면 앞으로도 인류 문명이 지속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인류는 그동안 지구라는 거대한 공장에서 다양한 화학반응으로 생성된 광물자원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들의 성질을 연구해 새로운 용도를 창출하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1980년대 소니는 워크맨을 선보이며 ‘경박단소’ 제품 시대를 열었다. 이러한 상품이 출현할 수 있던 배경에는 아프리카 대륙의 코발트 공급이 내전의 영향으로 안정적이지 못했기 때문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찾다가 희토류를 이용한 영구자석이 작으면서도 알니코(알루미늄+니켈+코발트)합금으로 만든 영구자석보다 우수한 특성을 갖는다는 것이 발견돼 가능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희토류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며 새로운 용도로의 적용이 다양하게 이뤄져 한때는 삼파장 형광등을 비롯해 TV 브라운관, 컬러 모니터 등의 전자총의 필수 원료로도 역할을 했다.

오늘날에는 LED(발광다이오드)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대체가 되었지만 이들 역시 광물자원에서 추출한 물질을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동일 범주에 든다.

최근 들어 희유금속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들을 산업에 이용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IT(정보통신)를 바탕으로 한 산업구조의 개편이 본격화 되면 보다 기능적인 면이 잘 구현되는 원소를 찾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사실 자원은 보유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지 않고 이를 활용할 줄 아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 후진국일수록 광물자원을 원석 형태로 공급하고, 중진국은 이를 가공해 소재로 만들고, 선진국은 이 소재를 원료로 최종 제품을 만든다면 자원의 활용능력을 높이는 체제의 구축이 선진화를 촉진하는 방편의 하나라고 제시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내에 없는 광물자원은 중요한 국가 자산이고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최대한 가치가 창출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비록 금속광물의 국내 부존량은 미미하지만 석회석 같은 비금속광물이 풍부해 이를 기초로 시멘트산업을 육성해 사회간접시설 구축에 필요한 건설자재를 자체 조달할 수 있던 것이다. 

그간 광물자원은 가격이 올라가면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졌다가 하락하면 냉정히 돌아서는 등 어찌 보면 ‘뜨거운 감자’와 같은 존재였다고 본다.

우리는 과거 변변한 산업시설이 없던 시기에는 있는 광물자원도 내수기반이 없어 일본으로 원석상태로 수출했지만 이제는 국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금속광물은 거의 전량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그나마 비금속광물은 품질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아직까지 물량 면에서는 자급한다고 할 수 있지만 한정된 광물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란 측면에서는 개선의 여지가 적지 않다.

광물자원은 고품위 물량은 적고 저 품위 자원은 많이 부존돼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에 가장 많이 부존되어 있는 석회석을 예로 보면 한국광물공사에서 발표한 자료 기준으로 전체 석회석의 80% 이상이 저 품위에 해당한다.

저 품위 석회석은 시멘트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고품위는 석회류와 각종 충전재용을 비롯해 대기환경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요로 하고 있다.

특히, 환경 분야에 활용도가 큰 고품위 석회석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일례로 석탄화력발전 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탈황용 석회석을 보면 부산물로 나오는 석고의 품질 관리를 위해 상당히 높은 품질을 요구한다.

공급업체는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 고품위대를 선택, 채굴할 수밖에 없어 자원 낭비가 많지만 자본력이 취약해 이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자원의 효율적 활용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정부가 나서서 원료의 품질 저하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공정에 대한 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준을 탈황용 석회석의 납품 기준으로 변경 설정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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