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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품은 건설사…막강한 유동성으로 '언론 사업 확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25 17:45

중흥건설·부영·호반건설·두진...지역언론사 지분 매수

- 중흥건설, 광주지역 언론 남도일보 인수
- 부영·호반건설·두진, 지역 영향력↑

▲왼쪽부터 이중근 부영 회장,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이두영 두진 회장.


[에너지경제신문 신보훈 기자] 중흥건설, 부영 등 건설사들이 막강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최근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는 지역 언론사의 지분을 매수하며 언론 사업을 확대해가고 있다.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부영이다. 작년 기준 계열 포함 매출액 2조3860억원, 당기순이익 940억원, 자산총액 21조7130억원에 달하는 부영은 임대사업을 넘어 호텔과 리조트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포스코건설 사옥과 삼성생명 본사, 삼성화재 본사 등 대형 빌딩을 잇따라 매입하면서 막강한 현금동원 능력을 과시했는데, 최근에는 언론사 지분 확대에 나서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부영은 작년 말 제주지역 일간지 한라일보의 지분을 대량 확보하면서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임대사업 이외에 리조트 사업을 제주도에서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제주도는 부영에게 주요한 사업지 중 하나이다. 최근에는 인천 지역 유력 신문사인 인천일보의 최대주주가 됐다. 인천일보는 기업회생절차를 거치는 등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점에서 부영의 증자로 인해 자금 흐름 개선 효과를 봤다.  

부영 관계자는 "최근 들어 한라일보와 인천일보의 최대주주가 된 것을 맞지만 별개로 추진된 것이기 때문에 어떤 경로와 배경으로 진행된 것인지 까지는 알지 못 한다"고 말했다.  

호남권 맹주 중흥건설도 남도일보를 인수했다. 남도일보는 직원 수 40여 명 규모의 광주지역 일간지이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최근 가파르게 성장한 중흥건설은 풍부한 자금 동원력으로 협력업체 대금 결재시 현금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남도일보 인수에 있어서도 이 현금이 위력을 발휘했다. 중흥건설의 작년 유동자산은 작년 기준 3936억원에 달한다. 

중흥건설 관계자는 "최근에 남도일보의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같은 지역에 있는 회사인 중흥건설이 인수하게 됐다"며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고, 경영도 중흥건설과 남도일보는 완전히 분리된 채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남도일보 관계자도 "(남도일보가) 중흥건설에 인수된 것은 맞다"며 "기존의 조직과 큰 변함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호반건설 또한 KBC광주방송의 최대주주다. 광주방송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광주방송의 지분 16.59%, 호반베르디움이 13%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태성문화재단은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재단의 이사장은 김상열 회장의 부인인 우현희 씨다. 호반건설의 유동자산 1조4541억원에 달한다. 

충북지역 민영방송국인 청주방송의 최대주주는 두진이다. 청주방송은 사업보고서는 전체 지분의 36.33%를 두진외 2인이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하고 있다. 27.80%는 금성개발, 나머지를 기타 기업들이 소유하고 있다.  

광주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윤석년 교수는 "언론사의 사주가 바뀌면 아무래도 논조에 전환이 있지 않겠냐. 이는 지역지 뿐만 아니라 어느 언론사라고 해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라며 "건설사가 언론사를 인수해서 공정하게 보도를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사주가 바뀌게 된다면 그렇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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