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미래 먹거리사업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자 우리의 미래세대를 먹여 살릴 ‘희망의 양식’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
한국 경제가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 최근 회복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경제성장률은 이미 2%대로 고착화되어가는 분위기다.
백가쟁명식으로 저마다 저성장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효성과 포용성 있는 대책은 없는 듯하다. ‘백약이 무효’ 한 한국 경제. 일본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한다며 그토록 주문을 외웠지만 지난 몇 년간 세계적인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저성장구도에 함몰돼 옴짝달싹 못하는 늪으로 빠져 들고 있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에 거는 기대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불확실성 또한 높아 걱정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절망하긴 이르다.
위기 뒤엔 반드시 찬스가 온다. 저성장시대도 성장하는 기업은 있게 마련이다. 글로벌무대에서 치열한 경쟁을 해온 우리 기업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미래성장엔진 발굴에 서둘러왔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한 미래 먹거리사업이야말로 우리 경제의 성장엔진이자 우리의 미래세대를 먹여 살릴 ‘희망의 양식’이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창간 28주년을 맞이하여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와 시장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새 길을 모색하고 있는 국내 주요 기업들의 전략을 긴급 점검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미래성장동력 확보 전략.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국내 기업들이 미래신성장사업에 대한 앞다퉈 나서면서 ‘저성장 늪’의 탈출을 모색하고 있다. 미래신성장사업은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신사업 발굴은 물론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선진기업과의 기술적 제휴를 위해서라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다.
기업들은 이와함께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 지능(AI),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어 경제·사회 전반에 일대 혁신적인 변화가 예상되고 있는 차세대 산업혁명이다.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삼아 신사업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삼성그룹은 ‘리더십 부재’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지만 ‘100년 삼성’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과거 가전·반도체 ·스마트폰에서 이룬 성공신화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바이오분야에서도 확실한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이 가져온 정보통신(IT) 업계의 패러다임 변화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다.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TV로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핵심무기’로 삼고 있다. 오랜 시간 끌어온 화질 논쟁을 QLED TV를 통해 종결 짓는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역점을 둬왔던 바이오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2년에 설립된 삼성에피스는 5년 남짓만에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6종의 제품을 내놓아 글로벌 제약회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또 하나의 바이오 계열사인 바이오로직스도 생산과 기술 혁신을 통해 통상 7∼8년 걸리던 시간을 4∼5년으로 단축해 경쟁사에 비해 빠른 속도로 바이오시밀러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최근 점점 어려워지는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고급차시장 공략, 친환경차 경쟁력 강화, 스마트카 시장 선도,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특히 다양한 신사업분야를 연구하고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격의 ‘전략기술연구소’를 출범시키는 등 연구개발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업계의 뜨거운 이슈인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올해 1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아이오닉 자율주행차’ 시연을 통해 미국 라스베가스 도심 운행에 성공했다. 현대기아차는 2020년 고도의 자율주행차 양산, 2030년 완전 자율주행차 상용화 계획을 갖고 있다.
SK그룹은 과감한 투자를 통한 공격경영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위기상황을 방어적으로만 대응한다면 오히려 글로벌 경쟁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SK는 지난 1월 LG실트론을 6200억 원에 인수한데 이어 2월에는 다우케미컬 에틸렌아크릴산 사업을 4200억 원에 인수했다. 또 올해 투자규모도 지난해보다 3조 원 늘려 17조 원으로 대폭 늘렸다. 이 중 11조원은 국내 시설투자에 집중, 위축된 국내 경제 활성화에 최대한 기여한다는 구상이다.
SK는 또 ‘공유와 개방’이라는 키워드로 4차 산업혁명시대를 준비하고 잇다. SK㈜C&C는 IBM의 인공지능 ‘왓슨’과 제휴한 인공지능 서비스 ‘에이브릴’을 활용한 다양한 협력모델을 만들고 있다.
빅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비서 서비스, 디지털 통합 건강관리 플랫폼 등을 개발중이다. 지난해 AI 스피커 ‘누구’를 출시한 SK텔레콤도 외부서비스와 연동 가능한 AI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LG그룹은 프리미엄 가전, 고부가 기초소재 등 주력사업은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자동차 부품, 에너지 솔루션 같은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2015년 LG전자가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차세대 전기자동차 개발 프로젝트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고, LG화학이 세계 1위 에너지저장장치(ESS) 기업인 AES와 ‘기가와트시(GWh)’규모의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LG는 앞으로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저장→효율적 사용 및 관리까지 책임지는 토털에너지솔루션 전략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롯데그룹도 ‘다가올 50년’을 차분히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형제난 등의 오너리스크,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미래 신성장사업 발굴을 위한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가슴에 품고 변화와 혁신에 힘써야 한다. 그룹 성장의 원동력인 도전정신을 다시 보여 달라"며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없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4월 한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인 롯데월드타워의 그랜드 오픈을 계기로 제 2의 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포스코는 고부가 제품과 비철강 사업으로 신성장 동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으로 인해 철강 가격이 낮아지는 가운데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을 개선하겠다는 복안이다. 포스코가 내세우고 있는 미래신성장동력은 리튬 사업을 꼽고 있다.
리튬은 최근 이차전지(충방전을 반복하는 전지) 트렌드를 주도하는 리튬이온전지의 소재로 꼽힌다. 포스코는 연간 2500톤의 탄산리튬을 이차전지용 양극재 제작업체인 포스코ESM과 이차전지 제작업체인 LG화학·삼성SDI에 공급하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배터리용 리튬은 물론, 양극재용 고순도 니켈과 양음극재 개발 등 에너지소재 사업에서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으로 미래 신성장 사업을 육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윤성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