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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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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이해찬 홍석현 등 특사단과 오찬…4강 외교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16 17:57

▲16일 오후 청와대 본관 인왕실에서 열린 미·중·일·러 ·유럽연합 주요국 특사단 오찬 간담회에서 특사들이 인사말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석현 미국특사, 이해찬 중국특사, 문희상 일본특사, 송영길 러시아특사, 조윤제 유럽연합·독일특사.(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에서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에 파견하는 특사단과 오찬을 하고 북핵·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4강 외교를 본격화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오찬에는 홍석현 전 중앙일보·JTBC 회장(미국), 이해찬 전 총리(중국),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일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러시아), 조윤제 서강대국제대학원 교수(유럽연합·독일) 등 특사단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전날 이들의 특사 임명을 공식 발표했다. 이런 점에서 이번 오찬은 문 대통령이 특사들에게 사실상 ‘신임장’을 수여하는 상징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우리 외교의 양대 축인 한미, 한중관계에 대해 미국과의 전략적 유대를 지속하는 한편 한중관계를 내실화하겠다는 외교 공약을 밝혔다.

또 일본과는 역사 문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실용적 입장에서 성숙한 협력동반자 관계로 발전시키고 한·러 역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취임 이후 진행된 문 대통령과 주변 4국 및 독일 정상 등과의 통화 역시 이런 기조가 바탕이 됐다.

이와 함께 통화에서는 북핵,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나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문제 등 시급한 외교 현안의 존재도 다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이런 차원에서 상대국과의 관계 강화와 함께 외교 현안의 적절한 처리 방침을 특사를 통해 주변국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특사단과의 오찬 자리에서 "새 정부가 ‘피플파워’를 통해 출범한 정부라는 의미를 강조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박근혜 정권을 규탄하는 ‘촛불민심’이 대통령 탄핵사태를 이끌고 궁극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내는데 결정적 동력이 됐음을 설명하라는 취지로 풀이되고 있다.

주목할 대목은 문 대통령이 ‘피플파워 정부’라는 소개와 함께 "이제는 정치적 정당성과 투명성이 굉장히 중요하게 됐음을 강조해 달라"고 언급한 점이다.

이는 아무리 중요한 외교·안보사안이라도 국민적 동의와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해졌다는 사실을 강조해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당장 정치권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염두에 두고 이 같은 언급을 내놓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대선 기간 사드 배치에 대해 명시적 찬반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국회의 비준동의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금주 중 미국에 파견되는 특사단으로서는 6월 말 한·미 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는 과정에서 사드문제와 관련해 ‘정치적 정당성’과 ‘투명성’의 확보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드 문제 뿐만 아니라 2015년 12월 한·일간 위안부 합의도 우회적으로 겨냥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국민들 대다수가 정서적으로 그 합의(위안부 합의)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민간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런 국민들의 정서와 현실을 인정하면서 양측이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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