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9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한상희 기자

hsh@ekn.kr

한상희 기자기자 기사모음




테슬라 전기차 확산 걸림돌 ‘충전소’...관건은 '시간 단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5.03 22:03
- 테슬라, 충전 문제 여전히 해결 못해 지지부진  
- 전용 급속 충전기 슈펴차저 올해 안에 2배 확대 계획

▲중국 상하이 차 판매장에 테슬라 모델 S가 전시돼 있다. (사진=AFP/연합)


친환경성을 강점으로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2020년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100만대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그러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전기차 보급은 여전히 ‘거북이걸음’이다. 비싼 가격도 문제지만, 충전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장벽이다.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의 테슬라가 대중화의 이정표로 작용할 보급형 전기차 모델 3 양산을 앞두고 막대한 문제에 직면했다. 차량 판매가 늘어나면서 테슬라 전용 급속충전기인 슈퍼차저에 사람이 지나치게 몰리는 현상이 발생한 것. 슈퍼차저로의 접근성이 차량 판매를 높이는 주요한 포인트인 만큼, 고객들이 필요한 시점과 장소에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실제로 지난 6개월 간 테슬라는 이 문제에 주목하며 몇 가지 정책을 내놓았다. 지난주 테슬라는 연말 안에 슈퍼차저를 2배 확대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보급형 모델인 ‘모델 3’ 출시와 상용차 개발을 눈앞에 둔만큼 기반시설 확대가 최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테슬라 차량 판매대수가 충전소 보급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이 계획으로는 과열 현상을 해결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 머스크 "충전 문제 해결이 최우선순위"


사실 대부분의 슈퍼차저는 여유로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 중 일부가 지나치게 사람이 많은 곳에 위치해있다는 점이 문제다. 특히, 여름 휴가철이나 주말 등 사람들이 장기 여행을 떠나는 시기에 일부 충전소는 극심한 혼잡현상을 빚는다. 

일례로 2015년 크리스마스 직후 주말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슈퍼차저를 이용하려는 테슬라의 고객들은 2시간이 훌쩍 넘는 대기시간에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머스크 CEO 역시 충전을 위해 지나치게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부분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올 초 그는 슈퍼차저의 충전능력이 테슬라에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 두 가지 해결책 "무료 서비스 중단·벌금 청구"

지난해 말 테슬라는 특정 장소에서 슈퍼차저 이용이 지나치게 몰리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두 가지 방식을 제시했다.

먼저, 1월 15일 이후 주문 고객(4월 15일 이후에 배송 받은 고객)의 평생 무료 이용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신 신규 판매 차량에 시간당 400kWh(주행거리 약 1600km)의 무료 충전을 연간 한도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바꾸기로 했다. 한도를 초과해 충전하는 고객들은 일정한 금액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둘째로, 차량 충전이 완료된 이후에도 충전케이블이 충전기에 연결되어 있는 경우 분당 0.4달러의 유휴 요금이 청구된다. 완충 이후 1시간 정도 자리를 차지고 있다면 2~3만 원 정도의 벌금을 낼 수 있는 셈이다.

이 두 가지 프로그램은 최근 소비자들의 이용행태가 왜곡되는 현상을 막기 위해 고안됐다. 사용량 제한은 일부 고객들이 몇 달러를 아끼기 위해 집에서 충전하지 않고 지역 내 슈퍼차저를 빈번하게 이용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제안된 것이다. 유휴 요금은 충전이 끝나고도 몇 시간씩 차를 빼지 않거나 과도하게 충전량을 독점하는 행위로 충전 능력이 낭비되는 문제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테슬라 측은 설명했다.

테슬라는 이외에 실시간 사용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실시간 상태’ 기능도 추가했다. 회사 측은 이 기능이 운전자들이 가장 혼잡한 슈퍼차저를 피할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소개했다.


◇"연내 전기차 충전소 1만개로"

올 초부터 테슬라는 충전에 너무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했다. 최근 테슬라의 발표에 따르면, 연초 기준 약 5400대의 슈퍼차저가 운영되고 있으며 연말 이전까지 1만 대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충전소 확충 계획은 △기존 슈퍼차저 위치 확장 △주요 여행 경로를 따라 수십 개의 충전기가 설치된 신규 슈퍼차저 구축 △집에서 충전할 수 없는 고객을 위해 도시 중심부에 충전기 설치 세 가지를 포함한다.

특히, 테슬라는 핵심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 캘리포니아에만 슈퍼차저를 1000대 증설해 전기차 이용자들이 충전시설을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이번 확충 계획이 단기적으로 최악의 혼잡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가정에서 충전이 어렵거나 여행을 다니는 고객의 필요에 부합하기 위해 공공 충전 네트워크를 공격적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충전 시간 단축만이 유일한 해결책

테슬라 충전소 확충 계획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테슬라 차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데 있다. 이는 테슬라가 내년까지 50만 대 이상을 생산 판매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달성할 것을 전제한 것이다.

2020년까지 총 생산량을 100만 대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에 따라, 현재 20만대에 불과한 테슬라의 차량은 5년 후 400만대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미국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의 아담 레빈 윈스버그 산업 소비재 수석 전문가는 "슈퍼차저를 차량 보급과 비슷한 속도로 추가 설치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일부 혼잡한 도로에서는 대규모 슈퍼차저를 설치할 만한 충분한 규모의 토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악몽에 가까운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빠른 충전 속도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슈퍼차저는 30분 충전으로 170마일(273km) 주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머스크 CEO와 테슬라 경영진들은 앞으로 설치될 충전기로는 5∼10분 안에 충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윈스버그 전문가는 "충전 시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면서도 "테슬라가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전기차 업계에 커다란 이정표를 세울 것"이라고 기대했다.

먼저 충전시간이 단축되면 슈퍼차저를 훨씬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충전에 필요한 시간을 줄임으로써, 슈퍼차저 용량의 일부만을 사용해 최대 충전이 가능하다.

윈스버그 전문가는 "계획한 대로 테슬라가 향후 몇 년 안에 충전소 숫자를 빠르게 늘리면서 충전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인프라가 예상 수요를 앞지를 수 있다"면서도 "모델 3의 공격적인 목표를 맞추기 위해서는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음 연휴에 수백 수천 명의 고객들이 전기차 충전을 위해 길게 늘어선 모습을 목격해야 할 수 있다며 이는 모델 3 50만대 판매량 달성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윈스버그는 경고했다.

한편, 지난 3월 국내에 진출한 테슬라는 올해 안으로 서울 최소 6곳을 포함해 부산과 광주 등 전국적으로 14개의 슈퍼차저를 설치할 계획이다.

우선 오는 6월까지 서울 종로 그랑서울, 강남 그랜드인터콘티넨탈호텔, 천안 목천IC 부근 테딘 리조트 등 3곳에 슈퍼차저를 설치할 예정이다. 주요 고속도로와 평창올림픽 시설 근처도 설치도 검토 중이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