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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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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에쓰오일 공장 폭발사고 안전관리 ‘도마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21 17:14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국내 단일 플랜트 공사 중 역대 최대로 꼽히던 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콤플렉스(RUC)’ 프로젝트 현장에서 폭발과 화재가 발생한 사고를 두고 현장 안전관리가 소홀했던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단순한 화재 사고가 아니라 길이 110m짜리 타워크레인 기둥이 넘어져 유류 배관을 덮친 것이 원인이기 때문이다.

21일 낮 12시 1분께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 에쓰오일 공사현장에서 폭발을 동반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약 30분 만에 꺼졌다.

이 사고로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 정모(57)씨와 김모(54)씨가 가슴 등을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들 2명은 근처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크레인이 덮친 여파로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다발성 늑골 골절 등 중상을 입어 응급수술에 들어갔다.

이후 다른 2개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 3명도 어깨와 발목 등을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에쓰오일 측은 전했다.

이날 사고는 당시 조립 중이던 타워크레인 기둥이 균형을 잃고 유류가 들어있던 파이프라인으로 넘어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플랜트건설 근로자 A씨는 "타워크레인 마스트(Mast·철제 기둥)가 조립 중에 넘어져 배관을 건드렸다"면서 "폭발과 함께 불길이 번져 주변에 있던 차량 2대와 굴착기 등도 불에 탔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측도 "넘어진 크레인은 당시 작업자들이 기계를 동원해 조립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확인했다.

다행히 사고가 근로자 다수가 점심식사를 위해 현장을 떠났을 때 발생, 그나마 참사를 면할 수 있었다.

결국, 대형 시설물인 타워크레인을 조립하면서 안전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대형 사고를 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경찰은 원·하청 관계자들을 상대로 당시 어떤 작업이 진행됐고, 어떤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가 난 RUC는 원유 정제과정을 거쳐 납사·등유·경유 등 고부가가치 유분을 생산하고 남은 값싼 벙커C유를 다시 프로필렌과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설비다.

에쓰오일은 약 4조8000억원을 들여 RUC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OUC·고도화 설비를 통해 건축·생활소재의 원료로 쓰이는 올레핀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국내에서 시행된 단일 플랜트 공사 중 역대 최대 규모로, 대림산업과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공사를 수주했다.

이번 사고는 대림산업 시공구역에서 발생했으며, 부상자들도 대림산업으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토목업체 소속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원청 시공사인 대림산업 측은 구체적인 입장이나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대림산업 측은 "크레인이 넘어진 원인은 현재 자체 조사 중이며, 추측해서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면서 "부상자 회복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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