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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18 안보 이슈 급부상…송민순 쪽지 ‘북한 의견 사전문의’ vs 문재인 "비열한 색깔론"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21 11:42
-北 "결의 찬성시 남북관계 위태로운 사태 초래" 입장 보내
-宋 "묻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문실장이 물어보라고 해서…" 메모도 공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북한대학원대학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송 전 장관은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을 담을 자신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 당시 정부가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을 21일 공개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년 참여정부의 유엔 북한인권 결의안 기권 과정을 담을 자신의 회고록 내용과 관련, 당시 정부가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담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문건을 21일 공개했다. 

송 전 장관은 지난해 10월 발간한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에서 당시 정부가 유엔 총회의 북한인권 결의안 표결에서 ‘기권’을 최종 결정하기에 앞서 북한의 의견을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7년 11월 20일 싱가포르 ‘아세안+3’ 회의에 참석 중이던 노무현 당시 대통령에게 백종천 당시 청와대 안보실장이 사전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보고했으며, 이후 대통령이 기권을 결정했다고 그는 회고록에서 기술했다.

이번에 공개한 문건은 당시 정부가 확인한 북한의 입장을 청와대가 문건 형태로 정리한 것이라고 송 전 장관은 밝혔다.

문건에는 "남측이 반(反)공화국 세력들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북남 선언에 대한 공공연한 위반으로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북한의 입장이 들어 있다.

이어 "만일 남측이 반공화국 인권결의안 채택을 결의하는 경우 10·4 선언 이행에 북남간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될 수 있음을 강조함"이라고 적혀 있다.

또 "남측이 진심으로 10·4 선언 이행과 북과의 관계발전을 바란다면 인권결의안 표결에서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해주기 바란다"며 "우리는 남측의 태도를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돼 있다.

문건 하단에는 손 글씨로 ‘18:30 전화로 접수 (국정원장→안보실장)’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의 입장을 전달받은 김만복 당시 국정원장이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에게 전화로 전달했고, 백 실장이 이를 문건 형태로 정리해 노 전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송 전 장관은 기권 결정을 둘러싼 상황과 관련, 자신의 당시 수첩이라며 "묻지는 말았어야 했는데 문 실장이 물어보라고 해서…"라고 쓴 자필 메모도 공개했다.

여기서 ‘문 실장’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가리키는 것이다.

송 전 장관은 21일 "(문 후보 측이) 진실성이 의심이 가는 이야기를 하니 할 수 없이 (기록을) 공개를 했다"며 "(회고록 내용을) 엉터리로 몰고 가 그게 아니라는 것을 내놓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 후보는 "선거가 임박한 이 시기에 송민순 전 장관의 쪽지 공개 등은 지난 대선에 있었던 북방한계선(NLL)조작 사건과 유사하다"며 "제 2의 NLL사건으로 선거를 좌우하려는 비열한 새로운 색깔론이자 북풍공작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여성단체협의회에서 성평등정책간담회를 갖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문제의 핵심은 송민순 장관이 주장하는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 기권방침 먼저 결정됐느냐, 결정되기전 송민순 장관 주장처럼 북에 먼저 물어본 후에 결정했느냐는 것이다"며 "분명히 말하는데 11월 16일 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기권방침 결정됐다"고 단언했다.

문 후보는 "이후 일들은 이미 우리가 밝힌 바와 같다. 북에 통보해주는 차원이었다"며 "북에 방침에 대해 물어본 바가 없다. 북에 물어볼 이유도 없다. 그점에 대해서는 저희에게도, 아마 국정원에도 있을 것이다. 확실한 증거자료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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