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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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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등 수입 철강 때리기 "국가 안보 위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21 10:5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트럼프 미국 정부의 수입 철강 제품 때리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산 등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철강제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지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발동 등 수입 제한 조치가 잇따를 것으로 전망돼,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 장벽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미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 수입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령하는 내용의 행정각서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미국산 철강을 위한 역사적인 날"이라며 "미국 근로자와 미국산 철강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의 미국 안보 침해 여부를 상무부가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62년 이 법이 제정된 이후 2011년 철광석과 철강 반(半)제품에 대한 조사를 한 것이 유일한 법 적용 사례인데다가, 대통령이 직접 이 조항을 발령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 조항은 해당 업계나 부처·기관에서 요청이 있거나, 상무부가 자체 판단해 조사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232조를 발령한 이 행정각서는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철강 수입을 제한하려는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정부가 55년 된 무역확장법 232조를 되살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수입에 새 무역장벽을 도입하려 한다"고 보도했다.

행정각서는 즉각 발효했으며, 상무부는 앞으로 최장 270일 동안 조사를 하게 된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상무부 조사가 "50일 만에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조사에서 ‘안보 침해’ 결론이 날 경우, 트럼프 정부는 외국산 철강에 대해 세이프가드나 1980년대 일본 자동차 업체들에 했던 것처럼 자발적인 수출제한(VER) 조치를 통해 보호무역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최근 한국과 중국, 호주 등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입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조처는 중국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비판했지만 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동한 뒤 입장을 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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