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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중국 사드보복 R&D로 ‘맞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4.09 15:47
SK이노, 중국 사드보복 R&D로 ‘맞불’

SK이노

▲사진=SK이노베이션 블로그 캡처


[에너지경제신문 김양혁 기자] SK이노베이션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과 해외 배터리 업체에 대한 사실상의 사업 배제 등 중국 정부의 조처에 기술 개발과 대규모 투자로 대응한다. 2020년까지 1회 충전으로 500㎞를 주행하는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내놓는다.

9일 SK이노베이션의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회사는 2020년 배터리 완충 시 500㎞까지 주행이 가능하도록 향상시킬 예정이다. 현재는 350㎞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회사는 관련 기술이 상용화되면 일반 소비자가 걱정하지 않고 주행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기존 내연 기관차의 경우 통상 1회 주유시 400㎞를 주행할 수 있다고 보는데 500㎞면 서울~부산까지 중간에 추가 충전 없이 운전이 가능해 진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개발은 최근 중국의 사드 보복과 자국 보호무역주의 기조 등을 계기로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회사 측은 기술 개발과 투자를 발판으로 위기 국면을 기회로 전환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은 사드 보복 조치 이전부터 외국 업체들을 자국 시장에서 배제하려는 중국 당국의 교묘한 전략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 정부는 작년 초부터 전기차 배터리 업체에 대해 생산·개발·품질·설비 면에서 일정한 요건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모범규준을 만들고 이를 인증해 왔다. 현지에서 합작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인 LG화학과 삼성SDI도 인증을 신청했으나 불합격했다.

그러자 이들 업체가 생산한 배터리를 쓸 경우 중국 정부가 주는 전기차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LG화학이나 삼성SDI와의 거래를 끊었다. 현대자동차 역시 이런 조치를 의식한 듯 쏘나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국산 배터리 대신 중국 업체의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은 국내 서산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만든 다음 이를 중국 공장에서 패킹(packing)하고 있는데 이 공장 역시 올해 2월 가동을 멈췄다. 이에 따라 중국에 진출했던 한국 업체들은 생산설비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가동률을 크게 낮춘 뒤 생산물량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자국 산업 보호 조처로 풀이한다. 외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아 자국 업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시간을 벌어주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2020년 이후에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전기차 보조금이 사라진다. 이때가 되면 모든 사업자가 똑같은 조건으로 시장에서 경쟁해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때까지 기간을 기술 격차 극대화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충전 후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증가시킬 수 있는 가장 큰 요인은 배터리 에너지 밀도다. 똑같은 부피 안에 얼마나 많은 전기량을 가질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한데 그래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 전기차 배터리 기술의 핵심으로 꼽힌다.

이용우 SK이노베이션 B&I(배터리&정보전자소재)사업 경영기획실장은 "배터리는 양극재, 음극재, 중간의 분리막, 전해액으로 구성되는데 현재는 양극재 기술을 중심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양극재에 있어 가장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의 분리막에 있어서도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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