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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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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동국제강, 브라질 CSP 슬래브로 후판 만드는 과정 보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3.23 13:42

▲동국제강 후판 공장(사진=최홍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최홍 기자] ‘안전!' 22일 오전 11시 충남 당진 동국제강 후판공장. 

현장 직원들이 군기 잡힌 모습으로 ‘안전’이란 구호를 외치고 공장 안으로 들어갔다.
무거운 철들이 부딪치는 소리와 수증기, 열기가 온몸을 덮쳤다.  빨갛게 가열된 슬래브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번 슬래브는 기존의 것과는 달랐다. 브라질로부터 1만9000km를 50일 동안 항해해 동국제강의 충남 당진 부두로 들어온 슬래브다. 동국제강의 ‘후판 자립 시대’를 연 꿈의 슬래브이기도 하다. 

브라질 CSP 슬래브는 이곳 동국제강의 후판 당진공장에서 플래트 라인을 따라 끊임없이 이동했다. 슬래브는 ‘압연-냉각-교정’ 이라는 과정을 거쳐야만 후판으로 거듭날 수 있다.

우선 슬래브는 ‘4 High Reversing Mil‘이라는 설비를 거친다. 이는 열간 상태의 슬래브를 원하는 사이즈의 후판으로 압연하는 과정이다. 압연된 슬래브는 다시
 ‘소프트 쿨링(Soft Cooling)’ 설비에 도달하고 압연 종료 온도의 제어를 통해 슬래브를 냉각 시킨다. 가열된 슬래브가 물에 닿자, '치익' 물이 증발하는 소리와 함께 수증기를 만들어냈다. 

동국제강 기술제어팀 직원은 "이번 냉각과정을 거쳐 슬래브의 내부조직을 더욱 치밀하게 한다"며 "이 과정을 거치면 고강도의 금속으로 만들어진다"고 설명했다. 

냉각된 슬래브는 또 한번의 압연 과정을 거치게 된다. ‘Edger’라는 설비는 500톤 하중의 압연기로 수직 압연하는 공정이다. 이를 통해 슬래브는 강판의 폭이 향상되고 회수율도 올라간다. 이후 롤의 교정을 통해 강판의 평탄도(평면성)도 확보한다. 

▲동국제강 후판 공장(사진=최홍 기자)



공장 내 현장 직원이 "이번 공정 과정은 동국제강의 핵심 설비 ‘MULPIC(철판냉각공정)’ 과정"이라고 자신있게 소개했다. 대량의 물로 가열된 강판을 다시 급냉시키는 과정이다.

공정 과정을 지켜보니 800도가 넘는 슬라브가 시간당 1만5000톤의 물로 급냉각되고 있었다. 마지막 냉각 단계로 슬래브는 더욱 단단해지고 있었다. 이어 다시 평탄도 확보 공정을 거치면 슬라브는 후판의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완성된 후판은 ‘쿨링 베드(Cooling Bed)’라는 장소에 열을 식히고, 출고를 기다린다.

이처럼 브라질 CSP 슬래브로 만든 후판은 동국제강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후판을 자립 생산하게 되면서 ‘일관제철소'라는 숙원을 푼 것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창립 60주년을 맞아 뜻 깊은 날을 맞았다"며 "과거 동국제강은 고로 사업에 대한 꿈이 많았는데 이제 이룰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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