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한국광물자원공사) |
[에너지경제신문 최홍 기자] 앞으로 철강 원자재 값 변동에 따라 후판 공급 가격이 달라진다. 그동안 원자재 값 인상에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는 등 원가부담을 감수해오던 철강 3사가 최저가에 공급되고 있는 후판 가격에 원자재값 상승폭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후판 주 수요자인 조선업계는 업황이 안정되지 않는 상태에서 또 원가 부담까지 안게 됐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지난달 후판 가격을 각각 10만 원, 5만 원을 인상한데 이어 앞으로도 원재료 가격 상승에 맞춰 후판 가격을 지속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그 동안 중국의 가격 후려치기 때문에 후판 판매가격이 낮아질 대로 낮아진 상태였는데 이제는 원료 가격도 올라 부담이 되고 있다"며 "다만 우리도 고객사한테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맞는 합리적 가격으로 가격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있어, 오는 3월에 후판 가격을 3만 원 정도 추가적으로 인상할 것"이라며 "시장수급과 원재료 값 변동에 따라 인상 가격은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은 구체적인 인상가격을 밝히진 않았지만, 올해 들어 후판 가격을 꾸준히 인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지난해 원재료 값이 10만 원 정도 올랐는데, 올해도 높은 원재료 값으로 부담이 되고 있다"며 "고객사들에게 후판 가격인상을 시도하고 조금씩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그 동안 국내 철강3사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조선업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후판 가격을 3년 동안 톤당 50만 원으로 동결하는 등 원가부담을 안고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동결도 한계에 다달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조선업 부진으로 후판 수요가 잇달아 감소하고, 원재료 값이 지난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철강3사의 수익 악화 부담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실제 철강3사는 조선업의 수주절벽으로 후판 수요가 감소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상황까지 왔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은 후판 사업 비중을 줄이고, 고부가 후판으로 수익을 개선하는 등 판매전략을 변경했다. 특히 창립 때부터 후판을 주력 생산하던 동국제강은 후판 사업의 비중을 40%에서 13%까지 줄였다.
후판의 원재료인 철광석과 원료탄 가격도 계속 상승해 부담으로 작용됐다. 2015년 87달러였던 원료탄은 이달 3주차 기준 톤당 157달러까지 올랐다. 2015년 톤당 40달러였던 철광석도 동기간 톤당 91달러로 상승했다.
한편 조선업계도 이번 후판 가격 인상으로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올해도 업계는 수주절벽이 예상되지만, 전방산업인 철강업계의 후판 가격인상으로 이중고를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A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조조정 이후로 업황이 안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후판 가격이 오른다면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금 조선업과 철강업이 모두 함께 힘든 상황"이라며 "철강업계는 후판 수요감소와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으로, 조선업은 후판 가격인상과 수주절벽의 부담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