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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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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비싸진 美증시, 닷컴버블·서브프라임 악몽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6.12.09 21:12

실러의 CAPE ‘마(魔)의 27배’ 넘어서 "경고음"

AP Financial Markets Wall Street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로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지만, 주가가 지나치게 비싸지면서 대공황이나 닷컴버블 당시의 폭락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사진=A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지난 100년간 주가 추이를 봤을 때 대폭락 이전에 증시는 항상 최고조에 달했다. 트럼포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연말 뉴욕증시 분위기가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의 우려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공황, IT버블, 모기지사태 때에도 그 이전에는 항상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트럼프 효과’로 뉴욕증시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다우, S&P500, 나스닥뿐 아니라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까지 역대 최고기록을 갈아 치웠다.

9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 기준 실러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Shiller CAPE PE ratio)은 27.78배에 달해 과거 대공황과 금융위기 직전 수준에 육박한다고 CNBC 방송이 보도했다.

이 실러 CAPE 주가수익비율은 일반적인 주가수익비율 계산법에서 계절(경기)적 요인을 조정한 것으로, S&P 500지수의 10년 평균 순이익을 토대로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산출한다.

CNBC 등에 따르면 실러 CAPE 주가수익비율이 27배를 넘긴 것은 미국 증시 역사상 1929년 대공황 직전과 2000년 닷컴 버블, 2007년 주택·주식 버블 등 단 세 번 뿐이었다.

S&P 500지수의 실러 CAPE 주가수익비율은 1929년 10월 1일 기준 28.94배까지 올랐다가 24일 ‘검은 목요일’과 29일 ‘검은 화요일’을 거치면서 대공황을 맞았다.

가장 최근 세계 경제를 소용돌이에 빠뜨린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사태 발(發)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기 직전인 2006년 12월부터 2007년 사이 실러 CAPE 주가수익비율이 27.21∼27.42배를 오갔다.

인터넷 벤처기업에 대한 열풍이 일었던 2000년 닷컴 버블 당시에는 실러 CAPE 주가수익비율이 200년 4월 1일 기준으로 43.53배까지 치솟았다.

시장 전문가인 앨런 뉴먼은 지난달 말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 ‘주식시장 역류’(Stock Market Crosscurrents)에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이 현재 27배를 넘어섰다"며 "1929년 주식 열풍, 2000년 IT 관련주 열풍, 2007년 주택·증시 버블 당시에만 (27배를) 넘겼다"고 설명했다.

다른 경제학자들도 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이 27.78배에 달하는 것은 우려스러운 징조라고 지적했다.

발렌틴 디미트로프 뉴저지 러트거스대 교수와 프렘 제인 조지타운대 교수도 지난달 ‘실러의 CAPE: 시장 타이밍과 위험’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CAPE 주가수익비율이 (27.6배보다 높아) 매우 오른 상태라면 향후 10년간 주식의 수익률은 미국 재무부 10년물 국채 수익률보다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제퍼리즈의 션 다비 수석 글로벌 증시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 가치는 역사적으로 볼 때나 다른 증시와 비교했을 때 고평가되기 시작했다"며 "실러의 CAPE를 기반으로 했을 때 미국 증시는 매우 고평가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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