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아경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들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부쩍 열을 올리고 있다. IB사업부 내 수익의 절반 이상이 부동산 투자에서 나올 정도다. IB사업에 보다 주력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특히 유럽 부동산 투자에 초점을 맞춰 눈길을 끈다.
24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한국투자증권이 인수한 부동산은 총 5개다. 올해 1분기 폴란드 브로츠와프 아마존 물류센터를 약 930억원에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호주 캔버라 소재 루이사로손 빌딩을 약 2070억원에 사들였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IRS 빌딩의 경우 약 1000억원에 인수, 거래금액은 약 4400억원에 달했다. 2분기에는 벨기에 브뤼셀 소재의 아스트로타워를 약 2300억원에, 3분기에는 프랑스 파리 소재 노바티스 오피스 빌딩을 2200억원에 인수했다. 노바티스 오필스 빌딩의 경우 4800억원에 거래됐다. 수익률은 대체로 6~7%, 폴란드 아마존 물류센터의 경우 연 8% 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올 들어 한국투자증권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주력하는 이유는 국내와 해외 부동산 투자의 균형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해외 부동산에 대한 기관들의 관심에 발맞춰 수익성을 늘리기 위함이다. 현재 국민연금 등이 해외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는 추세인 만큼 이를 따라 수익을 내겠다는 것이다. 투자한 기간 동안의 임대료 수익을 취하는 것은 물론, 해외 부동산을 인수한 뒤 이를 다시 기관에 되팔아 수익을 얻고 수수료를 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해외 부동산 투자처로 주로 미국보다는 유럽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환헷지 프리미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은 미국보다 금리가 낮기 때문에 원화를 가지고 유로화로 바꿔 투자할 경우 환헷지 프리미엄이 발생, 추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가격 거품이 심하지 않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원광석 한국투자증권 부동산부장은 "유럽은 현재나, 장기적으로도 거품이 심하지 않다고 본다"며 "미국의 경우 연내 기준금리 인상 여부 및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있어 미국보다는 유럽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폴란드와 벨기에, 프랑스 등에 투자한 가운데 추후 주시하고 있는 지역으로는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이 꼽혔다. 북유럽, 남유럽 지역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광석 부장은 "영국은 브렉시트 우려가 있지만 가격이 많이 떨어질 경우 저가 매수의 기회도 고려할 수 있다"며 "지역적으로는 프랑스와 독일, 네덜란드 등이 괜찮다고 보지만 경쟁이 과열될 가능성이 있어 경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장기적으로 북유럽과 남유럽도 보고 있지만 투자 선례가 많지 않고 비싼데 비해 수익률이 낮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유럽 부동산 시장은 거품 논란에 대한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를 대비해 임차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는지를 집중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원 부장은 "거품이 끼는 것에 대해선 항상 경계하고 있고 과열된 물건보단 안정적인 자산을 찾고 있다"며 "무엇보다 시장변화에도 이 자산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기조를 이어 내년에도 유럽 등을 기점으로 해외부동산 시장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여섯 번째 부동산 투자인 독일 국제 비즈니스 캠퍼스(IBC) 인수를 추진 중이다. 실제 인수 금액은 2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현재 인수를 진행 중에 있으며 크게 진척된 사항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